94. 지피지기

4월 4일

by 김귀자

매일,

잠드는 그 순간까지.

남편은 내삶에 함께 존재한다.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오늘,

남편의 이름을 불러본다.

마음속으로만 부른다.

그러면 그를 이해하게 된다.


지난,

숱한 날들.

많이 힘들었다.

그와 싸워야 했으니까.


소리 없는 신경전.

언쟁.

베고, 베이는 마음의 상처들.

그는 잊었을지도 모를 상흔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휴전선.


우리 부부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아니면 반려자 일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배 나오고,

밤에 코골고,

이까지 갈지만

난 그소리를 못 듣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전술을 모른다.

그를 알 듯, 모를 듯 동침한다.


지금,

나란히 걷는 중이다.

평행선이다.

만나지 못한다한들,

같은 방향이면 족하다.


그냥,

평생지기로 살면된다.

동행할 뿐이다.

이제 출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휴직,

1년은

휴전선을 무너지게 했다.

그가 먼저 무장해제를 했을까.


이제,

우리 부부는

백년해로 할까.


"知彼知己百年偕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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