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하는데 그렇게라도 주면 감사하다?!
우리나라 육아정책은 언제나 큰 화두이다.
인터넷에 관련 기사나 글이라도 올라오면 아이 키우는 부모가 아니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낸다.
내가 싱글이였을때 지역마다 공약으로 출산지원금 얼마 드리겠습니다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일회성으로 돈주면 사람들이 애를 낳나?
그거 몇 푼 준다고 평생 책임질 애를 갑자기 낳겠다고 결심하나?
저런 공약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워야지
하면서 혀를 끌끌 차곤 했다.
그러다 막상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 낳을 계획을 세우는데
육휴 전 정말 돈때문에 실제 애낳기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육아휴직을 경험해본 주변 사람들에게
“근데 육아휴직 가면 내 아파트 대출금은 누가 갚아?”
라고 웃픈 질문을 하곤 했다.
네 아파트 대출금 내라고 육아휴직 지원금이 나오는게 아니잖아 하면서
사람들과 깔깔 웃곤 했는데 실제 나에겐 정말 고민되는 부분이였다.
내 월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던게 주택자금대출금이였는데
아이 없이 살때도 부지런히 아끼며 살아야 했는데
월급을 못받는 육아휴직때는 어떻게 살라는건지?
심지어 우리 아기를 낳는 2024년도에는 육휴 급여가 월 150정도 받는 수준이였어서
임신 중에도 걱정이 컸다.
그러다가 2025년도부터 바뀐 정책 덕분에 숨쉴 틈이 생겼다.
6개월이긴 하지만 최대 250만원까지 받게 된것이다.
거기에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부모급여가 1년간 100만원인 덕분에
350만원 정도 한동안 받을 수 있게되어 아파트 대출금을 갚고도
생활이 가능해졌다.
1회성이긴 하지만 출산지원금과 산후조리비 합쳐 100만원,
첫만남이용권으로 받은 200만원까지
이건 굳이 계산에 넣지 않았다가 정말 요긴하게 쓸 수 있었다.
물론 점점 지원금이 줄어드는 탓에 긴축정책으로 1년을 버텨야한다.
집이나 여러 환경이 다 준비된 가족은 실제 큰 무리없이 지낼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나만 그런가?
아이가 생기니 지금 집은 작은데다 친정 도움을 받기 위해 이사를 준비해야하는 실정이다.
부부의 급여로 열심히 사는 우리 가족의 경우 내가 안 버니
큰 돈을 쓸 계획이 생기면 아무래도 고민이 깊어졌다.
생활비를 계획적으로 써도 자꾸 큰 지출이 생기곤 했는데
치과 치료만 한번해도 생활비가 마이너스가 되었다.
회사에 들어둔 실비는 재직중에만 청구가 되서 자꾸 복직 이후에 받을 돈만
생기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긍정적으로 봐야하나
복직에 대한 의지가 계속 불타올랐다.
6+6 육아휴직 정책은 풀로 쓰려면 부부가 3개월간은 함께 휴직 상태여야 한다.
매달 큰 돈이 나가고 내가 복직할때는 이사를 하면서 더 돈이 필요하니
3개월이나 둘의 급여없이 지내는건 우리에겐 무리였다.
결국 둘다 풀로 1년씩 휴직하는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집값은 걱정 안되게 부모님께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부부가 각자 엄청난 연봉을 벌거나
그냥 집을 사지말고 전세로 쭉 살거나
이 세가지 조건이 아니면 사실상 육아휴직은 누구나
삶의 질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지내는 기간일 것이다.
일 안하는데 그렇게라도 받으면 감사한거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여유있게 지내던 사람들에게
애를 낳으면 가뜩이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데
금전적으로도 팍팍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면
과연 그게 도움되는 출산장려정책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나처럼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지원들도
감사할 따름이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자체가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국만큼의 국가가 아니기에
육아정책과 같은 복지 수준도 그렇게 차이가 나는게 당연하긴 하다.
그래도 정책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2024년과 2025년의 차이만 해도 그렇다.
국가의 발전에는 시간이 필요하듯 정책도 나날이 좋아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데 당장 애낳고 받는 육아휴직 지원은 꽤 좋아졌는데
오히려 육휴 이후가 나는 걱정이다.
육휴 이후는 특별한 지원 정책도 없어서
아이 3살때가지는 직장생활은 그냥 포기하고 눈딱 감고 다녀야 한다는데...
싱글일때 했던 생각이 솔직히 틀리진 않았다.
장기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정책이 되어야 할텐데...
아이 키우며 사회에서 죄인이 되는걸 지켜본 싱글이나 젊은 부부들이 정말 아이 낳고 싶을까?
나만해도 아기가 좋지만 금전적으로나 사회적 눈치나 여러모로 힘에 부쳐서 둘째는 포기했다.
정책이 발전되는 방향에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