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따뜻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정말 SNS가 문제인걸까?
돌에도 잔치해야하는데 백일잔치는 왜 하는 것인가
심지어 이 정신없는 일상 중에 다들 어떻게 준비하는건지
다른 집 백일잔치 후기를 보면 너무 화려하다고 대단할 따름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이 없었다.
근데 한편으로는 아이 낳고 사람을 제대로 만나거나 외출을 못했었기 때문에
외식도 할 수 있고(?) 긴 시간 친척들도 볼 수 있는 날이 될테니
약간 설레는 마음도 생겼다.
특히 우리 아기의 100일은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어차피 육아하느라 기념일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함께 즐기기에 딱 좋다 싶었다.
그도 그렇지만 100일까지는 아기 면역력이 걱정되어 외부 사람들에게는
보여주지 못하니 가족들은 실물로는 처음 보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동기부여가 되며 그에 맞게 잔치를 해보자 마음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집에서 하네마네부터 난관이였다.
외식을 하자니 아기와 장시간 외출을 한적도 없고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식당 예약도 쉽지 않았다.
집에서 먹자니 육아도 버거운 내가 음식 대접까지 할 자신도 없고
집이 좁아서 많은 성인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는 힘들었다.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결국 룸 사용이 가능한 외곽 식당을 알아보게 되었고
나름 가족들이 모이기 좋은 위치에 있는 식당을 예약하게 되었다.
식사 후 집으로 돌아와서 단체 사진도 찍고 차를 마시는 일정으로 정리가 되었다.
막상 모두에게 설레는 크리스마스를 우리 아기를 위해 할애한다 생각하니
최소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아기 옷으로 루돌프 코스튬을 사고 케잌에도 루돌프 옷을 입은 아기 그림을 넣어 제작 주문을 했다.
백일상을 눈팅하다보니 흰색천으로 식탁을 가리는데 크리스마스 컨셉에 맞춰
빨간색 배경의 체크무늬 식탁보를 깔았다.
식탁 뒤에 100일 글자는 나름 포토타임 느낌을 갖기 위해
커다란 100 숫자 풍선을 골드 칼라로 구매해 붙였다.
꽃장식은 크리스마스 이브 컨셉에 맞춰 미니 트리를 세웠다.
음식은 파티 케이터링 느낌을 내기 위해 크리스마스 쿠키나 마카롱과 같은
달달한 디저트들로 채웠다.
거기에 백일떡으로 주문한 알록달록 꿀떡으로 조화를 이루니 꽤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생각해보니 나도 외출복을 입어야 하는데 맞는 옷이 없었다.
나를 위한 핑크색 원피스도 구매하니 완벽한 준비(?)가 끝났다.
이 척박한 생활 루틴에서 잔치 준비를 다 끝내보니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아이를 위해 바쁜 일상속에서도 많은것을 해내게 되겠지.
그렇게 잔치날이 다가오고 신랑과 아기와 함께 외식을 하러 가니
너무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는데다가 나도 오랫만에 치장이란 것을 하니
생각보다 많은 기분 전환이 되었다.
오붓한 룸에서 가족들과 모여 오손도손 함께 식사를 하니 벌써부터 행복해졌다.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보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아이 잔치 덕분에
모두가 즐기는 좋은 시간을 만든거구나 깨닫게되어 마음이 뭉클해졌다.
식사 후 우리 집에 온 가족들은 백일상을 보고 더욱 기뻐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 노력했는데
그 마음이 닿였던 모양이다.
처음으로 하는 장시간 외출에 많은 가족들과 함께하는데도
가족을 아는 것일까 아니면 사랑받는 순간임을 아이가 아는 것일까
아이는 내내 밝고 사랑스러웠다.
백일간 아기를 직접 만나기를 기다린 가족들과
처음으로 부모 아닌 많은 사람들을 만나 사랑을 받은 아기
그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백일 잔치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내 인생에서 가장 완벽했던 크리스마스!
아이가 내 세상에 오며 내 인생이 정말 완성형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