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잘하고 못하고 보다는요...
엄마들에게는 자꾸 선택의 길이 열리는 것 같다.
첫번째 질문, 모유수유할래, 분유수유할래?
그리고 두번째 질문은 이유식 직접 만들어줄래, 시판 사줄래?
5개월까지 모유수유를 마치고 이제 좀 편해지나하던 찰나
소아과 예방접종 때 우리 아이가 이유식을 먹어도 되는 상태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을 들었다.
이도 2개가 이미 나왔고 안그래도 내가 뭘 먹을때마다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이를 가까스로 외면하던 때였다.
한달 정도 천천히 이유식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했는데
벌써 이렇게 공식적으로(?) 말씀을 하시니 더이상 외면은 어렵게 되었다.
무얼 시작할때 장비를 먼저 구비해두는 유형이 있는데
나는 책을 꼭 먼저 읽어야 하는 유형이다,
이제 좀 쉬나했는데 또 아기 잘때마다 이유식 책들 정독을 시작했다.
결국 모유수유할때처럼 이유식 책에 나온 손수 만든 이유식의
장점들에 매료되어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음식의 원재료를 그대로 먹어보는 것도 좋았고
자기주도식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성향상 해보지도 않고 힘들거라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하는게 너무 싫어서 안해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피눈물 흘리는 6개월을 보내게 된다.
생후 5개월, 이때부터 엄마의 육아 기획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된다,
이유식을 시작으로 입을거, 놀거 등등 아기의 생활이 점점 사람 구색을 갖춰가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를 기다려왔지만 이유식은 즐기기 쉽지 않았다.
아기가 어떤 음식을 언제 얼만큼 먹어야 하고 뭘 먹으면 안되고
그렇다고 분유를 안먹는건 아니라서 그건 그거대로 챙겨야하고...
무엇보다 세끼 메뉴를 적절히 잘 짜는게 쉽지 않았다.
계란은 일주일에 한 번, 생선은 일주일에 두 번만 먹이고
이런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야 했다.
신선한 재료를 장봐서 바로 잘 갈아 냉동시키는데
호박은 찜기에 쪄서 익히고 연근은 냄비에 끓이는 등
재료마다 방식이 다르다.
냉동시킬때는 아기 먹는 양 확인을 위해 큐브틀에 소분하는데
세탁기가 빨래 다 해줘도 결국에 일일이 접어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유식 시기가 지난 지금, 이유식 밀키트도 있다는 말에
아 나도 그런거 알았으면 좋았겠다 ㅠㅠ 싶은 생각도 솔직히 들지만
그래도 재료를 다루는 방법을 많이 익혀 유아식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긴 한다.
나는 손도 느린데 유아식은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묘하게 이유식보다는 훨씬 재밌는 느낌!
여전히 이유식 할때 알게된 여러 지식들을 활용해서
유아식에도 적용 중이다.
우리 아기는 자기주도식도 병행했었는데 어떤 입자에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어 치트키로 쓰기 좋다.
장점도 있지만 만드는 동안은 아무래도 많이 힘들었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계속 느끼는거지만 각자 상황에 맞는
최선을 선택하는게 최고의 육아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평생 아이의 세 끼를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그만큼 내 요리실력도 계속 늘겠지!
노력하는 만큼 아이가 건강하게만 커준다면 더이상 바랄건 없다.
지금 내 로망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더 근사한 요리도
종종 배워와 세 가족이 함께 근사한 저녁도 먹는 것이다.
중년의 나에 대한 기대도 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