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감기가 남긴 것들
한 달 동안 밤을 설쳤다.
가슴을 부여잡고 앉아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런 긴 감기와 자지러지는 기침은 난생처음이었다.
잠결마다 몸이 내는 작은 신음에 스스로 놀라 깨기도 했다.
어쩌다 시작된 감기가, 각다분하게 나를 낮은 자리로 데려갔다.
지금 기침은 거의 멎었지만, 오른쪽 갈비뼈 아래 길게 남은 통증이 그 시간을 잊지 말라고 한다.
몸이 기억하는 고통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아팠던 날들, 계속 약을 먹으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건강은 괜찮을 거라 믿는 게 아니라 자주 돌봐야 한다는 것, 내가 챙기지 않으면 누구도 잘 모른다는 것.
몸은 어느 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 매나니로 되는 일은 없다는 것.
천천히 회복하는 데에는 스스로의 따뜻한 눈길과 손길이 필요하다.
아프니까 더 가까이 다가온 것들...
걱정스레 건네던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 겨우 눈을 떴을 때 스며드는 빛줄기의 반가움, 따뜻한 물 한 잔의 잔잔한 위로와 고마움.
평소엔 스쳐 지나가던 것들이 다 선물이었다.
건강하다는 건 편히 숨 쉬고, 걷고, 웃을 수 있는 평범한 날들의 축복이다. 그 단순한 진실을 잠시 잊고 살았다. 벗바리가 없고는 지루한 시간이었다. 조금 아프고 나서야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겼는지 깨닫는다.
이제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려 한다. 몸이 힘들다고 말할 때는 멈추고 쉬려 한다. 애오라지, 무심했던 몸을 조금씩 사랑하려 한다.
*이런 날들에는, 떠난 아이에게 더욱 미안해진다. 얼마나 많이 참고 견디며 아팠을까...
아프게, 아프게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