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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통의 연속

by 만자이

10대와 20대의 나의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나에게 주어진 고통을 끝내고 찬란한 미래를 맞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성인이 되고 난 후 채 1년이 되지 않아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인생은 고통으로 점철된 것이다 절대로 피할 수 없어


사람들은 고통을 피하고 고통의 괴로움을 덜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걱정을 한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걱정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을뿐더러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스트레스만 늘어날 뿐이며 그렇게 걱정만 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아까운 시간만 버리는 것이다.

나의 10대는 매일 걱정만 하며 살았다. 나의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부터 시작하여 공부는 그럼 내 인생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 공부하는 게 내 머리에 잘 남아있을까, 내가 공부한 게 안 나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으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런 나 자신이 매우 싫었고 걱정을 내 머리에서 몰아내기 위해 내 머리를 정제하는 노력들을 많이 시도하였다. 그런 노력들은 효과 있을 리 만무했다. 생각을 끊어내려 하면 할수록 더욱더 끈질기게 나의 머릿속에 자리 잡아 나를 괴롭히고 고통에 빠져들게 했다. 미칠 것 같았던 것은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데 있었다. 결국은 입시에 실패하게 되고 그 실패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날 괴롭히고 있다. 누군가 걱정은 떼어내려고 하면 할수록 더 달라붙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면 어땠을까. 결국 나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노력들이 더욱더 고통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먼저 고통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걱정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걱정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며 의식적으로 걱정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걱정 자체를 잊어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몸을 움직여야 한다. 걱정은 떨쳐버리려 하면 할수록 끈질기게 붙는 모기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바람에 날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지금이라도 당장 밖으로 나가서 걷고 운동을 하면 조금이나마 걱정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걱정을 하는 것도 당연한 모습이기 때문에 굳이 떨쳐버리려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이다. 마치 바다에 파도가 철썩이는 것처럼 우리가 밥을 시간마다 먹는 것처럼 걱정도 자연스럽게 내 옆에 두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더 깊게 대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더 멀리하지도 않으려고 할 때 좀 더 걱정에서 멀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은 고통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고통의 총합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고통을 몰아서 받지 말고 분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방법은 하루하루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 사실은 힘들고 귀찮고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는 것이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더 나은 방향의 인생을 살아갈 때 그다음 날이 좀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마치 운동을 열심히 하여 하루하루 고통스럽더라도 참을 수 있는 고통을 견뎌낼 때 나이 들고 난 후의 건강이상과 맞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걱정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사실 인생에서 좋은 선택이란 없다. 어떠한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걱정은 줄이고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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