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넘어가면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아진다. 그 중 첫번째는 무엇을 해서 먹고살 것인가이다. 그래서 퇴직 이후를 준비하며 자격증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어떻게든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자격증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20~30대가 취득하려는 자격증의 의미와 50~60대가 취득하려는 자격증의 의미는 다르다. 전자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승진 가점, 수당, 나아가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경우가 많다.
공통점이 있다면 결국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 그리고 그 기회가 유한하다는 점이다. 첫 취업이든 재취업이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나와야 한다.
즉 자격증을 따는 순간 다시 월급쟁이의 삶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30대는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50을 넘기고 퇴직 후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 다시 조직 생활을 한다는 것이 과연 마냥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퇴직 후의 삶을 ‘인생 2막’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생 2막은 1막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나의 생각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퇴직 전에 했던 일을 정말 좋아해서 퇴직 후에도 계속하고 싶은가. 물론 먹고살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라면 그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인생 2막을 시작한다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삶을 살며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보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최근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 자격증을 취득해 퇴직 후 재취업을 한다면 과연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자격증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신을 증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나’라는 존재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선택은 가장 피해야 할 방향이다. 자신의 경력을 살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은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돈을 벌어야 한다면, 내가 좋아하고 나의 존재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삶이 아닐까.
적게는 20년, 많게는 30년 동안 우리는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남의 눈치와 기준에 맞춰 살아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의 의지대로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그동안 남의 기준에 맞춰 살아온 이유 중 하나는, 어쩌면 그렇게 사는 것이 더 편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생각을 체계화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인생 2막을 나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철학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스스로 정리하고 다듬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50대까지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왔다면, 이제는 내가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선호하고, 모험을 피하려 한다. 그러나 안정에는 그에 따른 대가가 따른다. 편안함이 곧 안전함이라고 믿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회사가 부도나거나 구조조정을 하게 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퇴사를 강요받을 수도 있다. 결국 자기 사업이 아닌 이상, 한 회사를 평생 다니는 일은 거의 없다.
차라리 어느 정도의 모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진취적인 삶을 선택하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나도 몰랐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제는 남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인생 2막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이 글은 초초고 글인 점을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