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제야 '나'라는 문장을 써내려 가다.

(내가 나를 모른다는 솔직한 고백)

by 모두부자되는세상

이미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가 꽤 오래되었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10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 TV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 그만큼 우리의 인생은 그 어느 시대, 어느 세대보다 길어진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은퇴 시기는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니 대체로 그 시점에 퇴직하고, 일반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보다 조금 더 이르게 회사를 떠날 뿐이다.


은퇴 이후에는 거의 반백 년을 다시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늘어난 삶이 누군가에게는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가혹한 형벌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50세 이후, 회사를 떠나 사회로 나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누군가는 자격증을 따고 재취업을 준비하고, 또 누군가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 경험해 보겠다고 나선다.


나 역시 지금 당장 퇴직하라고 하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건강, 사회적 관계, 그리고 존재의 가치까지 여러 갈등과 고민이 따를 것 같다.


우선 나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나는 나이지만 정작 나를 가장 모른다. 생각해 보면 생각할수록 웃기는 일이다.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생존을 위해 회사에서 아등바등 살아오다 보니 정작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는 배려라고 여겼던 것들조차 돌아보면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나는 늘 뒷전이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멈춰 서게 된다.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에서도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을 잘하는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만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단순히 ‘좋다’는 감정을 넘어, 가슴이 떨리는 무언가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를 찾는 방법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 책도 읽고, 영상도 찾아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내가 나를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와 가정, 그리고 타인을 챙기느라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우리는 타인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정작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는 서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매일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되고 싶은 모습, 배우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나누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적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들을 추려 정리해 보면 된다.


자신을 찾는 일은 결국 스스로가 해야 한다. 그동안 타인을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자신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설계하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보통 50대라면 자녀를 어느 정도 키웠을 것이고, 빠른 경우에는 이미 독립했을 수도 있다. 회사를 떠난 이후의 삶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재취업을 하더라도, 자신만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건강을 위해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 그렇게 인생의 후반전을 설계해야 한다.


얼마 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또 한편으로는 다소 과장된 것 같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준비되지 않은 퇴직과 노후는 이 사회에서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퇴직 이후의 삶을 대비해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하고, 전공과 무관한 분야를 배우며, 창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주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결국 50대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꾸준히 자신을 탐구하고,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고, 동시에 건강과 사회적 관계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AI가 많은 것을 대신해 주는 시대일수록, 중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대의 신중년이 사는 법의 저자 '더블와이파파'는 55세에서 70세까지를 ‘신중년’이라 정의한다. 이는 하나의 새로운 세대다. 그리고 이 시기를 “잊고 있던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결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답게 살기 위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일 것이다.


여전히 꿈꿀 수 있고, 여전히 배울 수 있으며, 여전히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신중년에게 주어진 가장 큰 희망이자 권리다.

- 더블와이파파, <이 시대의 신 중년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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