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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어요

일렁거리기

by 하름구늘 Feb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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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마음을 차지한 날

무엇 때문인지 모를 기분에 잠식되어

대체 내가 왜 슬픈지도 모르겠지만

하염없이 슬퍼지는 그 마음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그냥 마음껏 슬퍼하려 하다가도

그 슬픈 마음에 잠식될까 봐 두려워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그저 슬퍼하기만 하기에는 제 마음은 그리 단단하지 않나 봅니다


이렇게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에는 허한 마음도 동반되는 것 같습니다

괜스레 마음이 허해서 더 눈물이 차오르는 기분입니다

그렇다고 또 눈물은 나오지 않는 그 이상야릇한 마음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저 오늘은 그런 날인 거 같아요


차라리 엉엉 울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일렁인 후에야

비로소 내 마음을 보게 되는 거 같아요

왠지 모를 두려움과 왠지 모를 착잡함이 한데 어우러진 마음


그 마음을 이해하기까지 그저

마냥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나의 감정을 붙잡고

한없이 제게 물어봐 줘야 합니다

무슨 감정이길래 어떤 마음이길래

이다지도 눈물이 나려 하는지

그 과정 또한 힘든 것 같아요


어쩌겠어요 제 마음은 제가 돌봐야 하는 것이지

가끔은 저도 제 마음을 모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보고 싶지 않고

차라리 회피하고 싶은 마음뿐일 때가 많습니다

회피형 인간이라는 것을 지양하려 하지만

누구보다 더 회피형 인간인 저는

이렇게나마 서서히 극복하려 합니다


저라도 저를 사랑해야죠

자라서 저를 아껴줘야겠죠

어디 하나 예쁜지 모르겠지만

예쁘다 하고 저를 감싸줘야겠죠

그리 하려 합니다

말이 길어졌지만

아무튼 오늘은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입니다

다들 어디에 계시던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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