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4.
오랜만에 티브이를 켜니 응답하라 1994가 방영하고 있었다. 내가 겪어본 시절도 아닌데 왜 사무치게 그리울까? 지금을 회피하기 위함인가? 예전에는 겪어볼 수 없는 ‘예전’이 그리웠다. 지금은 아니다. 나만의 드라마를 꾸려 나갈 미래를 생각하니 예전이 그립지 않더라. 거실 한 편에 보이는 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의 내가 있다. 그때의 나는 이렇게 고삼이 된, 곧 성인이 될 나를 꿈꾸고 있었을까? 지금의 나는 성인이 될 나와 30대의 나와 심지어 죽음을 앞둔 나까지 그리고 있는데 말이다. 내가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그 시절을 보고 있자니, 먼 후일 이렇게 그려질 지금이 떨리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릴 지금이 기대되기에 현실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한다. 나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멋있는 과거를 그릴 수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 학창 시절을 멋지게, 친구들과 행복하게, 멋진 오늘을 그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