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그린다

by 양연화


03.18.


며칠 전에 이 일기에 썼었다. 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그린다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 거다. 되게 모순적이지 않는가?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그린다니.. 나는 ‘나의 과거’ 뿐 아니라 지나간 모든 과거들을 그리워하고는 한다. 사진과 같은 순간의 기억을 되돌릴 수 있는 몇몇의 장치로 순간을 불러올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시절 가졌던 감정들을 모두 간직하는 건 참 힘들다. 어찌 됐든 이 순간도 미래의 나에겐 과거. 이 일기가 순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03.23.


내가 행복한 순간을 나열해 보자. 분명한 것은 하릴없이 일상 속에서 영위하는 모든 것은 큰 행복이 아니다. 밖에 나아가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 뭐, 행복하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내 진로는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로 잡혔다. 다가오는 우주 속 인류에 대응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를테면 인류를 대통합하든지! 죽음이 두려운 인류에게 무한의 생명을 선사하든지!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고 그곳과 교류하든지! 등! 그렇다고 이런 큰 일 만이 행복이 아닐 것이다. 하루하루를 살며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하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행복하다. 새벽 찬 공기에도 행복하고, 알람 없는 아침 또한 행복이다. 기억 저 편에 있는 옛 추억이 떠올라도 행복하고,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또한 행복하다. 행복 장벽이 낮으면 행복하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행복하다고 아무에게나 그 행복을 뿌릴 필요는 없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하면 멋있는 사람이 될지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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