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직 변태 되기 전이다

by 양연화


02.28.


벌써 2월의 끝자락에 서있다. 눈이 아닌 비가, 때 이른 이 비가, 벌써 봄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공기의 온도가 영하에서 영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이 것이 벌써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불현듯 실감 나게 한다. 날씨뿐 아니다. 허물을 벗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미소를 피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육감적으로 봄이라는 사실을 실감캐한다. 하지만 나의 봄은 지금 피지 않을 거다. 이렇게 슬슬 따뜻해졌다가 또다시 슬슬 쌀쌀해지고 또다시 따뜻해지는 그때, 그때서야 진정한 나의 봄이 시작될 것이다. 지금은 아직 변태 되기 전이다. 지금은 미래를 준비하며 이 번데기 안에 것들을, 것들만을, 소화해야 할 시기다.


나는 태생이 불순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하며 때로는 새빨간 거짓말도 마다치 않는다. 겉으론 나와 같은 이들을 싫어하며 앞장서서 비난한다. 자가당착적이고 행동이 아닌 생각조차 모순적인 사람. 이었다. 바뀌도록 부단히 노력함이 가상하여 과거형이다. 누가 이런 나를 바꿔주겠다고 말하더라. 나는 이를 경멸한다. 난 주체적이고 싶기는 한 거다. 많은 부정할 수 없는 단점들을 나열했지만 주체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장점이다. 그리하여 누군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면 되게 기분 나쁘다. 내가 알아서 잘 할 거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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