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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최선의 세계

by 백종현 Mar 22. 2025

 죽음에게 음악이 들리고

 나날이 음모가 꾸며지고

 너무 많은 말을

 안 알아듣고

 매일 날씨가 다르고

 살인이 일어나고

 기도하는 무리가 있고

 상상의 신비가 없고

 우리의 깊이가

 정규분포를 따르고

 물건과 잡음을 배달하고

 몸을 굽혔다가 펴고

 계속 고독하고

 사랑을 고백하고

 기적의 모습이

 별거 아니고

 아름다움은 암호가 아니고

 표정을 짓는 근육이 변하고

 세상은 변하지 않고

 점점 분별하기 어려워지고

 서러움이 귀여워지고

 사방에서 진동하고

 남기려고 하지만

 그래도 비어지고

 마지막들이 건재하고

 약속을 잊고 끌어안고

 지금도 어떤 게 유효하거나 무효하고

 모여서 몰두하다가

 흩어져

 불문에 부치는

 이곳이 나는 정말로

 가능한 최선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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