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직무의 실제 일과, 사고 방식, 취업 준비까지 풀어낸 인터뷰
B2B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로 일한다는 것
요즘 많은 IT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는 꼭 필요한 존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취업을 준비하거나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비스 기획 직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B2B 스타트업의 서비스 기획자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학시절부터 흩어져 있는 정보와 다양한 의견을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자연스럽게 기획이라는 직무로 이어졌다. 지금은 유관 부서와의 조율, 방향 정리 등 기획의 핵심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다시 선택해도 기획자를 하겠다”는 그의 확신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찾아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함이었다. 이 글이 기획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더 깊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목차
스타트업에서의 기획 일
기획자의 성장 과정
기획 실무 이야기
기획자를 꿈꾼다면
저는 B2B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 전반을 맡고 있어요. 스타트업 특성상 기획자의 역할이 꽤 넓은 편인데요. 서비스의 큰 방향을 잡는 상위 기획부터 화면 설계나 정책 수립 같은 세부 작업, 그리고 QA, 운영 이슈 대응, 데이터 모니터링까지 직접 손대는 일이 많아요.
기획자의 하루는 서비스의 큰 방향을 잡는 상위 기획부터 실제 화면 설계나 정책 수립, 그다음엔 QA, 운영 대응, 데이터 모니터링까지 직접 챙겨야 할 일이 많아요. 전체적인 서비스의 흐름과 구조를 정리하고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실행 가능한 방향으로 구체화하는 일이 주요 업무예요. 하나의 서비스 흐름이 만들어지기까지, 기획자가 관여하지 않는 지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기획자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힘이에요. 겉으로 드러난 이슈보다 그 이면의 맥락을 이해해야 진짜 필요한 기능인지, 단순한 반응인지 구분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기획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요. 흐름은 기획자가 잡지만 방향은 협업 속에서 정해져요. 소통하면서 조율하고 실행 가능한 기준을 만드는 게 기획의 핵심이란 걸 많이 느꼈어요. 앞으로도 복잡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고,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흩어져 있던 자료나 정보들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구조화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조율하고,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현실적인 해법을 찾는 과정이 제 성향과 잘 맞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기획에 관심이 생겼고,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해석하는 역할에 매력을 느꼈어요. 실무를 겪으면서는 사람과 데이터, 기술을 연결해 전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 더 확신이 생겼어요.
처음엔 운영 실무부터 시작했어요. 현장에서 서비스 흐름을 익히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직접 부딪히며 감을 쌓았죠. 이후 기획 업무로 전환하면서 기능 정의, UX 설계, 정책 수립 등 기획 전반의 실무를 하나씩 경험해왔고요. 지금은 B2B 스타트업에서 전체 서비스를 리딩하고 있어요. 서비스 방향을 설계하는 상위 기획부터, 정책 수립, QA, 데이터 모니터링까지 역할의 깊이와 범위를 점점 확장해가는 중이에요.
기획은 기능을 정의하는 일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서비스의 방향성과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기획자는 기능 단위의 업무에서 시작해 서비스 흐름과 구조설계로 확장되고 이후에 전략 기획아니면 PO역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 특정 기능에 머무르기보다, 서비스 전체의 목적과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어요. 빠른 판단보다는 정확하고 실행 가능한 방향을 제시하는 힘을 갖추기 위해 계속 배우고 있어요.
일을 잘하는 기획자는 문제를 정확히 정의할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제약을 고려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만들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울 수 있어야 하죠. 의견은 유연하게 듣되, 기준은 분명하게. 그리고 복잡한 조건 속에서도 우선순위를 정리해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믿어요.
기획은 결국,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GA 데이터나 SQL을 활용해 직접 분석하면서 의사결정의 근거를 더 명확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유관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초기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빠진 맥락 없이 정리하는 게 기획이 잘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이니까요. 결국 기획은 여러 팀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느껴요.
상황에 따라 쓰는 툴은 조금씩 다르지만, 실무에서는 Figma, Notion, Jira, Confluence, GA, SQL 등을 주로 활용하고 있어요. 문서 정리나 정책 수립은 Confluence, 데이터 확인은 SQL로 필요한 정보를 직접 짜서 확인하는 편이에요.
기획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문제 정의, 구조화된 사고,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리소스를 고려한 현실적인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저는 상황을 명확히 정리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힘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어요. 기획자는 언제나 복잡한 조건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현실적인 대안을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어요.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풀 때는, 기능부터 정의하기보다 그 아이디어가 서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 먼저 시뮬레이션해봐요.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서 모두가 쓰게 되는 건 아니니까요. 어떤 유저가 어떤 흐름과 타이밍 속에서 이 기능을 만날지를 먼저 그려보는 편이에요.
그다음엔 실제 구현을 염두에 두고 사용자 행동을 어떻게 유도할지, 리소스로 가능한지, 운영 부담은 없는지도 함께 점검해요. 구현, 운영, 사용의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 핵심이고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까’보다, ‘어떻게 쓰이게 만들까’라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기획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봐도 오해 없이 이해될 수 있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발자, 디자이너, 운영 등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은 처음부터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해요.
또 하나 신경 쓰는 건 결정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처럼 쓰지 않는 것이에요. ‘추후 논의’, ‘운영 정책에 따라 결정’ 같은 표현도 리스크를 줄이고, 이후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이 되어줘요. 기획 문서는 설득이 아니라 실행을 위한 문서니까요. 읽는 사람 모두가 ‘이걸 어떻게 만들지’를 바로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갈등이 생기면 먼저 이 논의가 무엇을 위한 건지부터 정리해요. 같은 기능을 두고도 어떤 사람은 사용자 편의를, 어떤 사람은 운영 효율을 기준으로 얘기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전제에서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확인하죠. 그다음엔 지금 가장 우선되어야 할 기준이 뭔지 합의하고, 각 입장이 그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함께 비교해봐요. 필요하다면 1차 구현 → 피드백 반영 식의 단계적 접근을 제안하기도 해요. 정답을 고르기보단, 다른 입장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하는 게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기획했던 기능이나 흐름이 실제로 잘 작동하고, 사용자나 내부 팀이 별다른 설명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걸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특히, 사용자 행동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거나 운영 효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는 “아, 이번엔 제대로 설계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요. 기획이라는 일이 늘 눈에 띄는 성과로 드러나진 않지만, 무리 없이 굴러가는 구조를 만들었을 때, 그게 진짜 잘한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기획자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방향을 정해야 할 때예요. 기준은 없는데 요구는 있고, 의견은 많은데 우선순위는 모호한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죠. 이럴 때일수록 논리와 구조를 기준 삼아 정리하려고 해요. 팩트와 해석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의사결정 기준을 시각화하거나, 빠르더라도 임시로 방향을 정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결정을 미루지 않고 책임을 갖고 판단을 내리는 태도. 그게 결국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포트폴리오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이런 기능을 만들었다”보다, 왜 만들었는지, 어떤 고민과 의사결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주는 게 더 설득력 있죠. 특히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걸 어떻게 검증했는지를 회고까지 포함해 담아내면 기획자의 사고 흐름이 훨씬 잘 드러나요. 꼭 성공한 결과만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쉬운 결과라 해도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했고 어떤 방향성을 고민했는지가 담겨 있다면 그 자체로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어요. 결국 기획은 ‘잘 만들었다’보다 ‘어떻게 판단했는가’를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기획 하나만 잘하는 사람보다, 디자인이나 개발, 데이터 분석까지 폭넓게 이해하는 기획자가 더 주목받는 것 같아요. 툴을 직접 다루지 않더라도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디까지 가능한지 정도만 알아도 협업 속도나 결과물의 완성도가 확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어, 디자인 시스템의 원리나 컴포넌트 단위 사고, 프론트–백엔드 연동 구조, 기본적인 데이터 흐름과 쿼리 구조 같은 것들요. 이런 배경지식이 쌓이면 기획서의 깊이도 달라져요. Figma, Notion, GA, SQL 같은 툴도 기능을 익히는 것보다 구조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입 기획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보이는 화면부터 기획을 시작하는 것이에요. 어떤 버튼이 필요할지, 어떻게 배치할지를 먼저 고민하곤 하지만, 사실 기획의 핵심은 UI가 아니라 흐름과 구조에 있어요. 기획자는 어떤 데이터가 백엔드에서 흘러야 하고, 어떤 정책이 적용되는지, 문제가 어디서 발생할 수 있는지를 먼저 설계해야 하거든요. 이걸 익히려면, 시작점을 UI가 아니라 플로우나 기능 단위로 옮기는 연습이 필요해요.
‘왜 이 기능이 필요한가’, ‘이 동작은 어떤 조건에서 작동하는가’, ‘이 화면 뒤에 어떤 정책이나 데이터가 연결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게 실제 서비스에서 살아 있는 기획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초봉은 보통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사이, 3~4년차 기준으로는 4,500만 원에서 5,500만 원 정도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업계, 회사 규모, B2B인지 B2C인지에 따라 편차는 꽤 큰 편이고요. 특히 기획자는 성과를 수치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직무라, 연봉 협상에서도 '얼마 했는가'보다 '어디까지 관여했는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예: 의사결정 권한, 프로젝트 리딩 경험 등)
참고로 이 수치는 개인 체감 + 업계 평균을 바탕으로 정리한 거예요. 회사마다 다르니까 너무 절대값처럼 보지는 마세요.
네, 저는 다시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아요. 서비스 기획은 쉽지 않아요. 정해진 답 없이 판단해야 하고 늘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계속 배우게 되고, 그 배움을 실제 서비스에 녹여 세상에 내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특히 내가 만든 기능이 사용자 행동을 바꾸거나, 운영 효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 이 직무만의 보람이 느껴져요. 또,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며 문제를 함께 푸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무엇보다 이 일은 루틴하지 않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도메인이나 산업군에 따라 접근 방식이 늘 달라서 단순 반복이 아니라 계속 확장하면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기획은 보여지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걸 많이 다루는 직무예요. 그래서 처음엔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할지도 헷갈릴 수 있고요. 이럴수록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관찰하는 연습이 중요해요. 단순히 “이 화면이 예쁘다”보다는 “이 흐름은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이 정책은 어떤 조건에서 작동할까?”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좋아요. 기획자는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깊이는 천천히 쌓되, 넓게 이해하고 조율하는 힘을 먼저 키우는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될거예요.
기획자는 정답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다. 흐트러진 방향을 정리하고, 각자의 기준을 연결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그림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 글을 통해 기획이라는 일이 단순한 아이디어 정리가 아니라 조율과 설계, 그리고 현실을 마주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조금은 전해졌기를 바란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채울지, 어떤 사고방식이 중요한지, 실무에서는 무엇을 고민하게 되는지. 곳곳에 담긴 이야기가 기획을 꿈꾸는 누군가에게 현실적인 참고점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이 글이 막연했던 커리어의 시작점에 조금 더 구체적인 상상을 더해주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 이 인터뷰는 개인의 경험담을 담은 것으로,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참고해 주세요.
당신의 선택이 덜 막막하도록, 먼저 걸어간 이야기를 계속 전해드릴게요. 구독하고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