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고 나면

by JBin

제목 : 그치고 나면

비가 온다
불타던 산을 식히듯
내 안의 뜨거운 상처 위에도
조용히 내린다

원할 때는 오지 않던 비
간절함은 하늘에 닿지 않고
고요한 절망만이
가슴을 적셨다

지나간 뒤에야 찾아온 위로
이토록 늦은 손길이
오히려 더 아프다

하지만 나는 안다
시련 끝에 오는 고요는
언젠가 다시 떠오를 태양의 약속임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그 눈동자 속에도
오늘의 이 비가 흐르고 있을까

비가 그치면
맑은 하늘이 펼쳐지리라
그 믿음으로,
나는 오늘을 견딘다



●시 설명

이 시는 최근 뉴스에서 본 산불과 비 소식을 통해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산불이 가장 거세게 타오를 때는 그렇게도 바랐던 비가 오지 않더니,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고 나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면서 삶도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 간절히 무언가를 바라지만, 정작 그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미 마음이 지쳐있을 때에야 겨우 위로가 도착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순간엔 오히려 그 위로마저 아프게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나면 결국 맑은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찾아오듯, 우리 삶에도 그런 시간이 분명 올 거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며 이 시련을 견뎌야 한다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치 그 시련이 지나야만 더 단단해지고, 더 밝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것처럼요.
이 시는 그런 감정을 조용히 담아낸 글입니다.

삶의 흐름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지금 이 순간을 견뎌내고 있는 모든 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고 있다는 건, 그치고 나면 반드시 맑아질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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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