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기억의 탑이 걱정이 돼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이들과 로건은 기억의 탑으로 서둘러 갔다.
“지금부터 마법진을 여기에 그릴 거야. 하지만 이게 언제까지 막아줄지는 알 수 없어.”
“해볼게요.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방어 마법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둠의 마법사들이 이리로 오고 있어요. 수가 엄청나게 많아요.”
“곧 찰리와 카이가 여기로 올 거야. 그때까지만 잘 버티자.”
로건의 말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로빈이 선두에 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모두 항복해라. 이름 없는 마법사님이 너희들을 받아주실 거야.”
서쪽 탑에 있는 이름 없는 마법사는 창문을 열고 앞에 나왔다. 양초에 불을 붙이자 아이들과 로건에게 빨간 불이 보이는 환상 마법이 보였다.
“저건 뭐지? 불이야? 뭔가 달라 보여.”
“저건 환상을 보게 하는 마법이야. 마법 방어진이 저걸 막을 수 있을지 걱정돼.”
어둠의 마법 양초는 아이들과 로건을 공격했다.
지아는 엄마와 아빠가 이름 없는 마법사에게 공격을 받고 돌이 되는 장면을 보았다. 성문 앞에 서로를 안고 있던 여자와 남자가 엄마와 아빠였다. 지아는 눈물이 흘렀다.
“안돼! 엄마! 아빠!”
“지아야 저건 환상이야.”
지아는 로건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지아의 눈앞에 이름 없는 마법사가 나타나서 말했다.
“나를 따른다면 엄마와 아빠를 다시 너에게 보내주겠다. 나와 함께 가겠니?”
지아는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만이라도 그러겠다고 하고 싶었다.
갑자기 바람이 엄청나게 불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마법사가 있었다. 카이였다.
“야호! 빨리 왔지? 최고 속도였어.”
카이는 기분이 좋았다. 찰리는 어지럽다는 듯이 빙글빙글 돌더니 주저앉았다.
“다들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카이는 후하고 불며 엄청나게 강한 바람을 불었다. 어둠의 양초 불이 한번 꺼졌다. 이름 없는 마법사는 다시 양초의 불을 켰다. 다시 빨간 불이 카이와 찰리를 공격했다. 그들은 그 불같은 연기를 피하며 뛰었다.
“저건 불이 아니야. 연기야. 빨간 연기. 불이 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불은 아니야. 안 뜨거우니까 걱정 말라고. 그런데 저걸 맞으면 이상한 게 보이는 것 같아. 정신을 차리자.”
어둠의 마법사들은 마법 지팡이를 꺼내며 공격 마법을 퍼부었다. 로건은 아이들 주변에 방어마법을 강하게 만들었다. 한 마법사가 기억의 탑을 향해 불을 던졌다. 기억의 탑에는 불이 활활 타올랐다.
“안돼!”
지아는 소리 지르며 기억의 탑으로 뛰어가려고 했다. 로건은 지아를 잡으며 그녀가 가려는 것을 막았다.
“저곳에 제 친구가 있어요. 제가 가야 해요.”
“지아야 불이 난 곳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로건은 지아를 안아주었다.
그때 갑자기 불에 타던 기억의 탑이 빛이 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억의 탑은 거대한 용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용은 푸른빛이 도는 모습으로 눈빛은 강하고 몸은 단단했다. 용의 몸집을 기억의 탑만큼 컸으며 저 멀리서도 용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몸집이 컸다.
“나는 기억의 마을을 지키는 자다. 난 이 마을의 기억이지. 용에게 불로 맞서 싸우려고 하다니. 어리석구나.”
용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으며 소리는 멀리까지 닿을 정도로 컸다. 용은 어둠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숨을 거칠게 쉬었다. 갑자기 용이 나타나자 어둠의 마법사들은 용을 바라보고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어둠의 마법사들은 용의 모습에 덜덜 떨었다.
“불이라는 것은 이런 걸 불이라고 하는 것이다.”
용은 입으로 불을 뿜으며 어둠의 마법사 주위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어둠의 마법사들이 전부 도망을 가려는데 반대쪽에서는 거대한 도깨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딜 도망가려고? 우리랑 놀다 가야지.”
닉은 웃으면서 도깨비방망이를 휘둘렀다. 닉은 저번보다 키가 더 큰 것 같았다. 로빈은 허둥대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 도깨비들을 모두 물리쳐라.”
처음에 어둠의 마법사들은 마법 지팡이를 꺼내며 마법으로 도깨비들을 막을 생각이었지만 도깨비들은 그들의 마법보다 더 강력한 도깨비방망이가 있었다. 도깨비방망이는 마법사들의 마법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바꾸거나 그 마법을 되돌려주기도 했다.
결국 어둠의 마법사들은 도깨비들이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날아가는 마법으로 도망을 가려고 했지만 도깨비들은 도깨비방망이로 그들을 야구공을 맞히듯 날렸다.
“여기서부터는 한 명도 도망 못 갈걸.”
닉은 뭔가 신난다는 듯이 어둠의 마법사와 싸웠다. 닉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그들을 쫓았다. 어둠의 마법사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허둥댔다.
지아는 용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너... 기억요정 맞지? 괜찮은 거야?”
“나의 친구여.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난 요정이 아니라 기억의 마을을 지키는 용이다. 나를 걱정하다니... 나는 원래 불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내가 다시 용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말투가 왜 그래? 원래 안 그랬잖아.”
“그건... 난 원래 여기를 지키는 성스러운 용이니깐... 뭐 그렇다는 거지. 네가 다칠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 용은 무서워야 하니까 목소리도 낮은 음정으로 크게 말하는 거야. 다른 마법사들이 들으면 안 되는데. 나는 성스러운 용이라고.”
“너 얼굴 빨개졌어.”
“내가? 너무 오랫동안 내 모습을 보지 않고 살아서 그래. 아무도 내 모습을 보지 못하니까.”
용이 당황하는 모습을 본 지아는 웃음이 나왔다.
“저들의 목적이 내가 아닌 것 같아.”
용은 지아에게 다가가는 어둠의 마법사들을 보며 말했다.
“용이 얼마나 무서운지 한번 보여줘야지. 지아야 뒤로 물러서.”
용은 엄청난 불을 한 번 더 뿜어내며 어둠의 마법사들을 무찔렀다. 로빈은 숨을 헐떡이며 도망가기 바빴다.
“마법을 쓰라고! 다들 왜 도망만 가는 거야. 우리는 어둠의 마법사들이야. 모두 싸우라고!”
용은 로빈에게 다가가 말했다.
“네가 여기 대장이냐?”
로빈은 바로 앞에 있는 용을 보자 몸이 굳어버렸다.
“그게... 내가 대장은 아니고 대장은 다른 곳에 계십니다. 저는 단지 여기 오라고 해서 왔지요.”
로빈의 말은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리는데 더 크게 말해보지.”
용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억의 마을에 한 번 더 오면 너를 구워서 먹을 것이다.”
용은 불을 로빈에게 뿜었다. 로빈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을 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정신이 없었다. 용과 도깨비에게 당한 어둠의 마법사들은 모두 빗자루를 타고 도망을 갔다. 한 명도 맞서 싸우는 이가 없었다. 이 모습을 본 이름 없는 마법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저 아이들을 너무 만만하게 봤구나. 기억의 마을에 저런 게 있을 줄이야. 다음에는 내가 직접 저 아이들을 상대해야겠어. 다음을 기대해라. 멋진 것들을 보여주지.”
이름 없는 마법사는 웃음기가 없는 표정으로 어둠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