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명작
고전, 명작은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지혜, 가슴을 뜨겁게 타오르게 하는 열정과 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있다.
그런데, 제목만 익숙하게 알고 있을 뿐 미처 읽지 못한 고전, 명작들이 훨씬 많다.
이 책을 이제야 읽느냐고 흉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나는 지금이라도 읽어야겠기에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보려 한다.
학창 시절에 읽었던 책들도 다시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이 공간에서 고전, 명작이라는 것은 새로울 것 없는 퀘퀘묵고 먼지 나는 오래되고 시시한 주제일지 모른다.
다들 이미 많이 읽었을 테니까.
하지만, 같은 책이라도 예전에 읽었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으므로 다시 보는 고전, 명작은 또 다른 감흥으로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진작 고전을 많이 읽었다면...
내 인생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내 직업도 달라지고...
내 키도 달라지고...
내 남편도 달라졌을까? 후후...
지나가버린 과거를 가정법으로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편협된 독서습관이 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몰입도가 다르고 속도와 깊이도 달라진다.
궁금한 것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도 깊이 나누다 보면 좋아하는 주제나 작가의 작품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기도 한다.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 과학, 인문학, 철학 등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다양한 책들을 읽고 정리한 독서록은 나중에 다시 볼 때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책을 읽고 나서 휘발되는 기억을 붙잡으려고 짤막한 메모로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놓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의 가상 PC 환경이 전부 초기화되며 거기에 적어 놓았던 메모들이 전부 다 날아가 버렸다. 진작부터 초기화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이 팝업창으로 떠 있었는데 미리 다운로드하여놓지 못한 내 책임이 컸고 나도 무심했다.
한두 줄 짧게 적은 것들이고 그 메모들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못내 아쉬웠다.
독서록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서 좋았다, 별로다... 이런 느낌을 한두 줄 메모로 끄적거리고 말았던 것들에 불과하지만, 읽은 책 제목들조차 여태 기억나지 않으니 메모는 미리 챙겨놓았어야 했다.
지금도 독서록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는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면서 거기에 간략한 소감을 적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남겨 놓고 전보다는 충실하게 내용을 적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브런치스토리 여러 작가들의 글방을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독서록을 챙겨보니 책을 읽고 난 감상과 생각들을 유려한 필력으로 자세하게 작성한 것들이 많았다.
그들의 독서록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는데 막상 독서록을 쓰려는 작가 입장에서 바라보니 너무 비교될 것 같아서 기가 많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난 저렇게 잘 쓸 자신이 없는데 독서록을 괜히 시작하는 것일까?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누가 강제로 하게 한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시작하려고 할까?
내 독서록은 포장해서 말하면 소박하고, 냉정하게 말하면 빈약하고 부실하다.
허접하게 적은 내용을 늘리려고 그 책들을 다시 읽어야 할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내가 선택해서 읽은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었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나만이 보여줄 새로운 정보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것이 멋져 보인다고 흉내를 낸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남을 따라 할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그래서 나같이 허접하게 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쓰기로 마음을 정했다.
나만의 느낌과 생각 위주로 단출하고 소박하게 적는 독서록.
책을 통해 얻게 된 정보와 책에 대한 구성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독서록.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줄거리나 내용이 너무 자세하지 않은 짤막한 독서록.
저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 하고 남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독서록.
명작, 인문학, 예술, 과학, 상식 관련 책들, 그 밖에도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내 맘대로 읽고, 내가 쓸 수 있는 능력만큼 내 맘대로 쓰는 독서록.
이렇게 내 맘대로 읽고 쓰는 독서록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독서록에 대해 나는 '기대하시라'가 아니라 '기대하지 마시라'를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