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상에 난 날

내가 엄마가 된 날

by 주홍빛옥상


열네 살을 맞이한 너에게

기쁨과 축하의 마음을 기록한다.


이제는 보호자의 허락 없이도 세상에 한 발짝 더 닿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그건 한편으로는 자유만큼 책임의 무게도 함께 커진다는 의미란다.


시간은 그렇게 조금씩, 너를 세상 가까이 데려다 놓는다.
이제 머지않아 성년이 될 너를 생각하면 가슴 벅차다는 말의 깊이가 와닿아.

열네 해가 지났어도 그날의 기억은 언제나 선연하다.
열 달을 품고 네가 태어나던 날,
분만실을 울리던 너의 울음소리에 나는 안도했다.
그 울음은 두려움이 아닌 생의 신호였고,
그 순간 엄마인 나의 세상도 조금 더 빛이 나기 시작했어.
너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네 체온은 분만 후에 찾아든 한기를 순식간에 녹여주었단다.


그렇게 젖을 물리고 체온을, 기저귀를, 때론 너의 숨소리를 확인하며 밤낮없이 너를 돌보던 시절.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너와 마주하였구나.


너를 낳던 그날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단다.
진통의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손을 움켜쥐었어.
그런데 네가 세상으로 나온 순간 움켜쥔 손을 천천히 폈단다. 더는 애쓰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쥐어야만 버틸 수 있던 순간이 지나고,
이제는 펼쳐야만 품을 수 있는 시간이 온 거야.


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어.
쥐어야만 견딜 수 있는 밤이 있고,
펼쳐야만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날들이 있다.
그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삶의 과정일 거야.

앞으로 네가 걸어갈 길에도
수많은 움켜쥠과 놓음이 있을 거야.

마치 모래를 움켜쥔 손을 펼쳤을 때 손가락 사이사이로 흩어지듯이.
애써 잡은 것들이 사라질 때
허전함이 남겠지만,
그 손바닥 위에 끝내 남는 것을

눈여겨보렴.

그건 사랑일 수도 있고,
기억이거나, 마음의 온기일 수도 있겠지.

애쓰지 않아도, 힘을 빼도, 놓아버려도 남는 것들..
어쩌면 그게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일 거야.


움켜쥐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
애쓰지 않고 놓아주어도 남아 있는 것.
그런 것을 귀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소중한 것을 볼 줄 알고 아끼는 네가 되기를 바라.


네가 세상에 온 그날처럼,
오늘도 엄마 아빠는
네 존재 하나로 충분히 고맙고 기쁘단다.


너라는 빛이 있어

나의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그 빛으로 네가 있는 그 자리를 밝게 비추기를.

기도할게.


축하한다 너의 열네 살을♡


열다섯 생일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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