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 미국 한 달 살기
며칠 전 다녀온 아메리카스 카 뮤지엄(르 메이 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메탈리카 제임스 햇필드 컬렉션의 기사화가 어려울 전망이다.
워낙에 미디어 노출 조건이 까다롭고 카피라이트 표기 등등이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미디어에 사용할 사진은 미디어 측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도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그럴 수 있다) 지정된 담당자가 승인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조항인데(이 외에도 다양한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유럽이나 일본, 다른 미국의 박물관에서 내세우는 조건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복제의 자료로 쓰일지도 모른다는 미술관의 촬영 조건과 비슷하다.
다행히 사진은 다 찍어 뒀지만 공식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긴 매우 어려울 듯하다.
중간에서 엄청 고생한 Samuel Chang으로부터 도착한 소식에는 일종의 '계약서'가 있었다.
현재 상황으로 그 조건을 맞출 수 없고 아깝긴 하지만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이번 전시와 관련된 유튜브나 언론 기사가 거의 없는 이유가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간다.
룰은 룰이니 어쩔 수 없다.
오늘은 한국에서 클래식베이 박변계 대표가 도착했다.
박 대표와는 샌프란시스코, 내슈빌, 멤피스, 샌디에이고, 투싼 등을 돌며 2주 정도 함께 지내게 된다.
공항에서 픽업하고 곧장 켄워쓰와 킹 카운티의 전기 트럭 인도식에 참석했는데 전기 트럭의 효율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펙카그룹 산하의 켄워쓰는 피터빌드와 함께 미국의 대형 화물차 양대산맥이다.
앞쪽이 커다란 미국 트럭은 대부분 켄워쓰에서 제작한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대략 110마일 정도인데 과연 효율적 일지 궁금하다.
워낙에 땅덩어리가 넓어 주와 주를 연결하는 운송에는 적합하지 않고 근거리에서만 사용이 가능할 듯하다.
전기 트럭의 구조를 처음 봤는데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고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 내면은 내연기관보다 훨씬 복잡하다.
거기다 배터리 무게도 있으니.....
저녁 때는 더 샵 시애틀에서 열리는 카즈 앤 커피에 다녀왔다.
오후 5시 30분에 시작했는데 늦은 오후의 티타임, 혹은 맥주 한 잔 정도의 의미가 있는 듯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케니 G를 닮은 아담과 함께였으며 아담은 근처에 있는 자신의 공간을 보여 주기도 했다.
시애틀에서 이상하게 생긴 차나 일본의 경트럭을 몰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분명 아담일 것이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아담은 그만큼 독특한 차들을 소유하고 있다.
오늘 BMW 8시리즈를 타고 왔는데 우리를 다시 더 샵에 데려다 줄 때는 G 바겐을 타고 갔다.
아담의 개러지는 생각보다 컸다.
오래된 기찻길 옆 빨간 벽돌 건물 안의 공간은 모건과 911 GT3 CS, 시트로엥 2CV, 시트로엥 AX GTI 같은 차들이 가득했는데 일반적인 미국 자동차 매냐들이 선호하는 차들과 큰 차이가 있었다.
여하튼 아담은 시애틀 지역 자동차 매냐들 사이에서는 '인싸'에 인기도 많다.
차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매우 순수하고 아는 것도 많고 함께 자동차 얘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생각보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두 번 이상 보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멀리 있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반경 30분 이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경우가 꽤 있다.
다행히 어제부터는 날씨가 크게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
햇빛이 있으면 덥고 그늘에 들어가거나 바람이 불면 생각보다 쌀쌀하다.
하루 일정을 마치면 테리야키 비스트로나 벨뷰의 딕스에서 그날 어땠는지 일종의 하루 일과 마무리를 한다.
다음 주면 내슈빌로 떠나는데 지금까지 시애틀에서 일정은 재미있는 일이 가득했다.
오늘도 재미있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시애틀 혈맹 Samuel Chang에게 깊은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