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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내는 편지(20)

자동차 마니아 미국 한 달 살기 

by 자칼 황욱익 Apr 01. 2025

아랫동네 순회공연을 마치고 다시 시애틀로 돌아왔다. 

숙소는 2주를 묵었던 같은 곳이다. 

같이 돌아다니던 박변계 대표는 서울로 돌아갔고 다시 혼자 남았다. 

물론 사무엘이 있지만 낮에 그는 업무로 바쁘고 저녁때 잠깐 얼굴 보는 정도다. 

그렇긴 해도 사무엘은 내가 시애틀에(정확히는 워싱턴 주) 있는 동안 심심하지 않은 일정을 짜 주었다, 

어제 들렀던 드래거 인터내셔널은 무려 4대에 걸쳐 운영 중이다. 

2년 전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는 손자 앤드류의 말에 의하면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할리 데이비슨 샾이 모태며 지금은 앤드류의 딸도 함께 근무한다고 한다. 

B-52를 3대가 탄다고 하는데 4대가 가업을 잇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다. 

샾 2층 한 공간은 가족들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코로나 검사 때문에 오후 내내 빡침과 빡침의 시간을 보냈다. 

외국인이라 당연히 불편한 건 알겠지만 급행요금 별도에 결과가 나오는 시간에 대해서는 보장을 못 한다는 대답이 대부분. 

그런데 하루 만에 나오는 건 급행요금을 내면 가능하다 이런 식이다. 

역시 자본주의 천국. 

지금까지 낸 팁을 합치면 맛있는 밥 몇 끼는 더 먹었을 듯. 

온갖 민폐에도 불구하고 엄청 바쁜 스케줄 제치고 해결에 나선 사무엘에게 신세도 많이 지고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시애틀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케어했던 클래식카 마스터 사무엘에게 다시 한번 무한한 감사를...

시애틀과 워싱턴 지역은 확실히 운전이 편하다. 

운전자들도 여유 있고(테슬라 탄 동양인과 인도인은 제외) 양보도 잘해 준다. 

무엇보다 며칠 전까지 지내던 아랫동네 보다 주행 속도가 느리다. 

오늘 갔던 스튜네 자가 정비도 재미있었고 랠리 스쿨 수강은 슬롯이 없어서 제대로 못 했지만 대신 그쪽에서 준비한 체험 주행은 충분히 잼 있었다.  

무엇보다 더트피시 랠리 스쿨에는 여성들이 많다. 

두 명의 랠리 인스트럭터를 포함해 정비팀, 프런트 등등 모두 남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야근까지는 몰겠고 확실한 건 두 명의 여성 인스트럭터와 여성 메카닉은 현장에서 사람들과 같이 먼지 마시고 기름 묻히면서 즐겁게 일하는 게 딱 봐도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남자 중에 가장 강한 남자. 

시애틀에는 이소룡과 그의 아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소룡이 워싱턴 주립대 출신이고 시애틀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저녁 무렵에는 책방에 들렀다. 

시애틀 처음 도착했을 때 너무 많은 책을 챙기는 바람이 트렁크는 꽉 찬 정도가 아니라 오버가 될 듯하다. 

책방은 언제 가도 잼 있다. 

이번에는 자동차 서적 대신 미스터리 서적 쪽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이쪽도 재미난 내용이 엄청 많다. 

특히 고스트타운 오브 웨스트와 51 구역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저 앉아서 봤다. 

사실 이쪽 책을 본 이유는....

자동차 쪽 서적을 보고 있으면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다. 

해외 나오면 책 사는 게 낙이었는데 이걸 일주일 만에 다 써버렸다. 

미국은 다니면 다닐수록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워낙에 지역이 넓어서 알려지지 않은 곳들도 있고 어딘가에는 잘 정리된 역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반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니 여기서 보고 배운 게 과연 한국에서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늘 강하게 든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비해 견문이 훨씬 넓어진 것 같다. 

예전 유럽 귀족들이 자녀들이 좀 크면 여기저기 보낸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만들어진 카테고리가 GT.

예정대로 잘 진행된 것도 있고 취소된 것도 있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어느 한순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내공도 쌓았다. 

확실히 방구석에서 인터넷만 두들기는 거랑은 차이가 크다. 

그래서 이번 맘모스 프로젝트 자동차 매냐 미국 한 달 살기는 개인적으로 대가리 커서 간 수학여행 같다. 


이번에는 캠리를 받았는데 이건 코롤라 보다 더한 놈이다. 

역시 토요타는 무서운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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