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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 드로리언

자동차 이야기

by 자칼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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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디지털 미디어 시티 아님)의 드로리언 중에 5대만 제작한 금장(24k) 특별 모델입니다.

사진의 차는 네바다 리노의 내셔널 오토모빌 뮤지엄 하라 컬렉션 로비에 전시된 모델로 금장 드로리언 중에 가장 가치가(수동, 주문제작 인테리어 등등) 높고 상태가 좋은 차입니다.

차체 외부를 금으로 도금한(도색이 아닙니다) 이 차의 공식 판매는 딱 2대에서 끝났습니다.

나머지 3대 중에 한 대는 예비 부품으로 조립된 차고 2대의 행방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사진의 차가 공식 판매된 2대 중에 한 대고 나머지 한 대는(이 차는 오토) 피터슨 박물관에서 얼마 전까지 임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 차는 1980년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골드 멤버들에게 판매하려고 100대만 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출시 가격은 8만 5000 달러였는데.....

아무리 돈지랄이 활성화된 미국이라도 좀 무리한 계획이었죠.


사실 드로리언은 거품이 많은 차 중에 하나입니다.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걸윙도어에 독특한 디자인 빼면 그다지 내세울 게 없죠

영화 백 투어 퓨처가 아니었으면 고만고만하게 묻힐 뻔했죠

디자인은 이탈디자인 시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담당했고 로터스 에스프리의 섀시 설계를 참고했습니다.

조르제토 쥬지아로는 현대 포니, 폭스바겐 골프 Mk1, 로터스 에스프리, 란치아 델타, 대우 레간자 등등의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20세기 자동차 디자이너 중에 다작으로 유명합니다.

엔진은 푸조, 르노, 볼보가 합작해서 만든 PRV에서 공급했는데 DMC 주문에 따라 르노 30에 쓰이던 V6 엔진의(130마력) 개량버전을 탑재했습니다.


드로리언의 가장 특이한 점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보디패널입니다.

프라이팬을 만드는 소재랑 같은 소재인데 따로 도색이 필요 없고 스크래치와 오염에 매우 강하죠.

다만 무게가 무겁고 가공이 쉽지 않아 생산 단가가 어머어마하게 높고 생산 효율이 많이 떨어지죠.

금장 버전을 제외하고 드로리언은 클리어 코트나 도색 없이 출고했어요.

가끔 인터넷에서 도색된 드로리언을 볼 수 있는데 전부 출고 후 따로 도색을 올린 것들입니다.

원형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차알못을 인증하는 꼴이라 외국에서는 굉장한 웃음거리입니다.


제주도에 있는 세계자동차박물관에 드로리언이 한 대 있습니다.

바디를 촌스러운 노란색으로 칠해서 원형을 심각하게 훼손한 상태인데 개인적으로 이 차와 다른 박물관에 전시된 크롬랩핑 로터스 에스프리는 국내에서 본 차 중에 최악으로 꼽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문화니 어쩌니 하면서 만들어낸 아주 창피한 결과죠.

해외 친구들이 보고 엄청 웃었다는......


DMC 드로리언의 판매 가격은 2만 5천 달러였는데 상당히 비싼 편에 속했습니다.

DMC의 설립자인 존 드로리언은 패커드와 GM(쉐보레와 폰티악)을 거친 전형적인 카가이(엔지니어)였습니다.

폰티악 GTO와 쉐보레 노바, 쉐보레 베가 같은 스포츠카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람이 엄청 재미있는 사람인데 GM에서는 드로리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워낙에 인싸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 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대기업에는 맞지 않는 성격이었죠.

성형수술도 하고 나중에는 코카인 거래에 연루되기도 했습니다.

드로리언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리 아이아코카(후에 크라이슬러 사장이 되는)와는 젊을 때부터 라이벌이자 친한 친구였다고 합니다.

드로리언은 GM에서 아이아코카는 포드에서 이름을 날리죠.

그러나 드로리언은 사업에는 영 소질이 없었는지 그가 설립한 DMC는 각종 품질 문제에 시달리다 2년 만인 1983년에 파산합니다.

넷플릭스였나 OTT 프로그램 중에 존 드로리언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고 볼만합니다.


드로리언 양산 계획은 연간 9,000대였지만 결국 그 생산대수도 제대로 못 채웠죠.

해외 자료에 따르면 현재 6,500대 정도가 남아 있고 정확한 생산대수는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생산대수는 제대로 못 채웠지만 당시 만들어 놓은 부품의 양이 많아서 지금도 부품 구하가 생각보다 쉬운 편입니다.

새 부품도 아직도 많은 편이죠.

DMC는 파산 후에도 여러 가지 상표권과 저작권 분쟁이 있었는데 1995년 영국의 스테판 웨인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DMC의 상표권과 재고 부품 등 모든 권리를 인수합니다.

이후 오리지널 부품을 사용한 레플리카 생산 계획을 발표하는데 가격은 10만 달러에 연간 50대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감감무소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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