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경험하기

새로운 추억 하나 더

by 어엿봄

오래된 감정 기억은 익숙하고 편안한 길 같아요.

그래서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 그 옛날의 감정이 되살아나곤 하죠.

오늘의 나와 지금의 상황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익숙하고 편안한 길이 아니라 낯설고 불편한 길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합니다.

약간은 겁나지만 용기 있게 새 길에 들어섰을 때 마음에 들어오는 신선한 설렘이랄까요.

그 새로움이 오래된 나의 감정 기억을 바꿔줄 거예요.


당신이 끊임없이 나를 초대하는 새로운 길이 있지요.

그런데 자꾸 주저하게 되는 건 바로 그 오래된 감정 기억이 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내 안에 이미 형성된 사고와 정서의 틀이 워낙 견고해서 그 한계를 뚫고 나아가질 못하고 있었죠.

나는 이 한계적인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아니 달리 말하면, 당신은 제 구조의 한계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시나요?


어쩌면 내가 걸어온 길, 감정 기억을 비롯한 모든 경험치가 수렴된 내 역사를 한계로만 보는 건

내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나의 그 한계 안에 가능성이 있다고요?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을 잘 알지요.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잘 알아요.

그래서 한 발자국 움직이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지만 당신이 내미는 손 잡고 용기 내보는 거예요.

그렇게 내 한계를 딛고 가능성으로 나아갑니다. 나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지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상황에 대한 경험이 아닌 새로운 나에 대한 경험, 참 멋진 일입니다.

오늘 나는 그렇게 나를 경험했어요.

내가 크게 관심두지 않았던 나의 강점을 경험한 것 같아요.

사실은 나는 언제나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걸 나의 강점으로 인정해 준 적은 없었거든요.

시험의 순간에 나는 똑같은 방식으로 대처했지만 오늘 그에 대한 스스로의 해석과 평가는 달랐습니다.

이렇게 나는 미처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함으로써 나에 대한 앎을 키우고 또 나를 더 친밀히 만나게 된 거예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선택도 새로워질 수 있겠죠?


한계가 있어도 괜찮아요.

그 경계의 선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나는 이렇게 새로이 나를 경험하는 내가 참 좋아요.

그러니 나는 이것으로 오늘 당신께 내 최고의 선물을 드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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