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종료 5분 전, 방심이라는 적과 싸우다

질문 -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by 시절청춘

인생, 후반전.


끝을 향해 간다는 생각,
남은 시간이 짧다는 조바심.
어쩌면 여기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믿음 사이.


나는 과연 끝을 향해 가는 걸까?
나의 시간은 정말 다해가는 것일까?
아니, 그저 전반전이 끝났을 뿐인데.
이제 막 숨을 고를 시간이 다가온 것뿐인데.


나는 어떤 후반전을 뛰고 싶은 걸까.
나는 어떤 삶의 골을 넣고 싶은 걸까.
내가 진정 바라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나의 행복은 어느 골대 앞에 서 있는가.


진정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부터 다시 몸을 풀어도 늦지 않기에,
이것저것 꿈의 목록을 적어본다.


타인의 전술과 조언을 참고는 하겠지만
결국 내 삶의 그라운드는 내가 선택하는 것.
내가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공을 차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줄 테니까.




아직 종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인생의 전반전을 마쳐가는 지금, 이 시점은 제게 어떤 의미일까요?
한 직장에서 36년을 근속했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또 누군가에게는 존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성실함의 무게를 인정받는 것이지요.


하지만 막상 종료 휘슬을 앞둔 당사자인 저에게는 뿌듯함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숨이 찬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축구로 치면 전반전 종료 5분을 남겨둔 상황. 체력은 바닥났고, 더 이상 치고 달릴 힘도 없어 그저 이리저리 공만 돌리며 빨리 심판이 휘슬을 불어주기만을 기다리는 '버티기'의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축구경기를 뛰어본 사람이나 많이 본 사람들은 압니다.

이 마지막 5분이 얼마나 위험한 시간인지를요.

축구 경기에서 골이 가장 많이 터지는 순간은 시작 직후 5분과 종료 직전 5분이라고 합니다.

"이제 시작했어, 이제 다 끝났어,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하는 방심이 머리를 지배하는 순간, 상대는 그 빈틈을 파고들어 골망을 흔듭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전반전의 흐름을 뒤바꿀 수도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지금 그 위험한 '방심'의 경계선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올해 자격증 하나 따고 쉬다가 직장 잡으면 되겠지.'
이런 안일하고 나태한 생각으로 소중한 막판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아직 휘슬은 울리지 않았는데, 마음은 이미 라커룸에 들어가 쉬고 있는 셈입니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 정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제대로 된 '하프타임'을 맞이하려면, 남은 전반전을 완벽하게 끝마쳐야 합니다.

하프타임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닙니다.

땀을 식히며 후반전의 전략을 짜고,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하는 치열한 작전 타임입니다.

전반전을 대충 마무리한 선수에게 후반전을 위한 냉철한 분석과 계획이 나올 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정교하게 공을 다루려 합니다.

아직 남은 5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 시간을 지켜낼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36년 동안 몸에 익힌 감각과 인내심이 제 근육 속에 살아있으니까요.

가장 힘든 순간에도 피하지 않고 부딪혀왔던 지난날처럼, 저는 남은 시간도, 그리고 다가올 후반전도 멋지게 뛰어낼 것입니다.


아직 휘슬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끝까지 뜁니다.

그리고 다가올 하프타임에 철저한 분석과 준비로, 후반전에는 더 멋진 골을 넣어보겠습니다.




후반전의 승패는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고, 하프타임의 질은 전반전의 마무리가 결정한다.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https://youtu.be/X5onFPQLP1k?si=GGFeyx1elHaSlMHq


[Gemini 활용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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