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습관을 돌아보며
내 삶에서 책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때로는 열정적인 안내자처럼 함께 걸어왔다.
돌이켜보면 책 읽는 습관은 유년의 호기심에서 시작해 삶의 변화와 함께 진화하며 나의 내면을 채워나갔다.
중학교 시절, 나는 우연히 접한 추리 소설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셜록 홈즈나 괴도 뤼팽 같은 유명한 이름은 아니었지만, '보이지 않는 살인범'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어린 나를 단숨에 추리소설의 재미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밤늦도록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소설이 얼마나 좋았으면, 두어 장 분량으로 비슷하게 모방한 소설을 써보기도 했다.
친구가 내 글을 읽고는 "이야, 재밌는데? 너 글 쓰는 데 소질 있다!"며 눈을 반짝이던 모습도 생생하다.
당시 친구는 원작을 몰랐으니, 순전히 나의 창작이라 생각했을 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까지는 책을 꽤나 읽었던 것 같다.
지금처럼 도서관이 흔치 않던 시절이라 용돈이 생기면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사곤 했다.
그때부터 책 구매에 대한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책과의 거리는 점차 멀어졌다.
타지에서 자취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웠기에 책을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혹 샀더라도 길거리에서 파는 값싼 해적판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부산 남포동 서점에서 일할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들이 찾는 책을 찾아주고 팔린 책을 채워 넣는 일이 우선이었으니, 책을 읽기보다는 제목만 흘끗 쳐다보고 위치를 외웠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가끔 베스트셀러를 빌려다 읽는 것이 전부였다.
20대에는 주로 무협지와 판타지 소설에 빠져 살았다.
김용의 '영웅문' 시리즈나 김경진 작가의 '데프콘',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 등을 탐독하며 오직 '재미'만을 좇았다.
한마디로 자기 계발서나 교양서적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기였다.
내 독서 습관에 극적인 변화가 찾아온 것은 직장에서 행정직으로 업무가 전환되면서부터였다.
처음 접한 행정 업무는 나에게는 엄청난 고난을 주었던 난관의 연속이었다.
특히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단어 선택과 문장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애를 먹었다.
아내는 그런 나를 보고는 자기 계발서를 읽어보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기 일쑤였지만, 조금씩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보고서 작성이 한결 수월해졌을 뿐만 아니라, 대화술까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된 것이다.
그 후로는 책이 나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고, 꾸준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최소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꼭 읽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올해, 나의 독서량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많게는 일주일에 한두 권, 평균적으로 한 달에 서너 권 이상을 읽어내고 있다.
스스로도 놀랍고 대견스러운 변화다.
게다가 최근에는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필사 노트를 꾸준히 쓰고 있다. 그러면서 놓쳤던 부분을 다시 생각하고, 책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꾸준히 책을 읽으며 내 마음과 두뇌에 풍부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싶다.
이 소중한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며, 브런치 작가로서도 독서를 통해 얻은 영감을 글 속에 녹여내며 잘 적응해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책은 글쓰기와 함께 내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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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