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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은 나의 손에 달려 있다

에세이

by 인산

인간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내일은커녕 한 시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함 때문에 종종 불안을 느끼고, 어떤 이들은 미래를 묻기 위해 점집을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완전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만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보면, 그 끝이 어디로 향할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한 마을에 현명한 노인이 살았습니다. 하루는 장난기 많은 소년이 새 한 마리를 두 손에 꼭 쥔 채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현명한 노인이시여, 제 손에 있는 이 새는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소년은 '살았다'라고 하면 새를 죽이고, '죽었다'라고 하면 날려 보내 노인을 곤란하게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 새의 운명은 네 손에 달려 있단다."


이 짧은 대답 속에 삶의 깊은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소년의 손안에 있던 새의 운명처럼, 우리의 운명 역시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처럼, 자신의 삶이 행복할지 불행할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든 델파이 신전에 새겨진 문구든,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신을 아는 길은 어렵고 더디지만, 그 길을 꾸준히 걸을 때 우리는 자신이 개척한 운명과 만날 수 있습니다.


삶은 수많은 만남으로 이루어집니다.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은 그 만남을 통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만남 속에서 자신을 깨닫는 힘이 곧 운명을 바꾸는 힘이기 때문이죠.


여러 종교의 가르침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감사하라"와 "사랑하라"라는 메시지입니다.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그의 삶이 어디로 향할지 충분히 짐작됩니다. 그 흐름의 시작점은 언제나 자신의 손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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