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찌하여
껍데기로 태어나
온갖 수모를 견뎌 내느냐?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으면
죽는 순간마저
알맹이를 얼싸안느냐?
질기고 단단하고 볼품없는 껍데기여
태풍과 벌레와 서리
당당히 물리치고
향기로운 가을날
짧은 환호성 뒤로
날카로운 칼에 무참히 살해되는 너
단물이 흐르는 속살을 남겨둔 채
<곰팡이 빵(정인어린이 7)> 출간작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꽃밭 가꾸듯 글을 씁니다. 재미있는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