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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쏘는 활

by 인산

오늘도 그대는 활을 쏜다.

온 힘을 다해 활시위를 당긴다.

몇 개의 화살을 쏘았는가?

화살은 날아가 허공으로 사라진다.


과녁은 멀리 있다.

맞았는가, 빗나갔는가?

그대는 맞추지 못한 화살에

오늘의 무게를 얹고 실망하리라.

어쩌다 맞추면

오늘을 작은 승리로 기억하리라.


화살은 그대에게 무엇인가?

몇 개의 화살이 하루를 만들고

그 날갯짓이 그대의 기분을 좌우한다면,

그대여, 이제 활을 내려놓아도 좋으리라.


손을 풀고, 활시위의 떨림에서 벗어나면,

그대의 하루는 화살 없이도

고요히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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