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내 옷자락을 끌어당겼다

by 매너티연


비전이 보인다.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벗어났다는 사실은 환상이었을까

써야 할 글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늦은 오후에 일어나 눈을 뜨니 끔찍한 감정이 나를 맞이했다.


몇 년간 나를 괴롭힌

불쾌한 잔상들에 진절머리가 났다.


방문 문고리에 옷이 걸려

누군가 내 옷자락을 당긴 것처럼 뒤로 밀려났다.


분노가 자꾸 나를 뒤로 잡아당겼다.

앞으로 나아가려는데 뭔가 놓친 게 있나?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이 분노를 바라봐야 할 수밖에 없었다.



__매너티연




목요일 연재
이전 15화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