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이 보인다.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벗어났다는 사실은 환상이었을까
써야 할 글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늦은 오후에 일어나 눈을 뜨니 끔찍한 감정이 나를 맞이했다.
몇 년간 나를 괴롭힌
불쾌한 잔상들에 진절머리가 났다.
방문 문고리에 옷이 걸려
누군가 내 옷자락을 당긴 것처럼 뒤로 밀려났다.
분노가 자꾸 나를 뒤로 잡아당겼다.
앞으로 나아가려는데 뭔가 놓친 게 있나?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이 분노를 바라봐야 할 수밖에 없었다.
__매너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