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가던 시골집.
하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3회 정도 출·퇴근을 하고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간보호센타는 물론,
집에서도 조차 변 실수가 늘어나는 엄마.
가끔씩 손빨래를 하시지만,
사실 물을 속옷에 바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주무실 때는 기저귀를 입으시라고 알려 드려도
"알았다"고만 하시고, 입으신적이 없으시다.
할 수 없이 안방에 이동용 변기를 비치해 놨다.
하지만, 이 역시 사용을 하시지 않고,
어두운 밤에도, 굳이 화장실을 고집하고 계신다.
엄마는 당신께서 하시는 용변실수에 대해서는
아직은 인지를 하고 계신 거 같다.
하지만,
냄새에 대해서는 둔감하신 걸 보니,
후각 기능이 많아 저하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각기능은 상실은 치매와 매우 관련성이 깊다.
엄마께서 앓고 계시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치매 초기 단계부터 후각기능 저하를 경험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후각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의 절반 가까이 5년 후 치매진단을 받았다.
이는, 냄새 감지 가능저하의 원인이 특정냄새를
감지·처리하는 후각신경계와 후각신경세포가
부분 사멸되기 때문이다.
또한 후각신경세포 곳곳에 베타아밀로이드라 불리는
단백질이 축적 된 원인이기도 하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라는 독성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이게 되면, 신경세포가 사멸되고,
시냅스 밀도가 감소하며, 신경전달 물질이 억제된다.
결과적으로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된다.
속옷에 물 칠을 하신 데는 이유가 있었다.
후각신경세포가 사멸되었고, 베터아밀로이드가
축적되었을 뿐만 아니라,
뇌가 위축되어 부분적 후각이 상실된 것이다.
그래서 소변냄새를 감지하지 못헀던 것이다.
가끔씩 오염된 속옷을 통에 감 줘둔 걸 보면
엄마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나름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행동을 하고 계셨다.
치매 중기단계에 접어들면 대소변에 대해
구분을 못하시는 것이 중요 증상인데 그나마 다행스럽다.
엄마는 평생을 깔끔하게 살아오셨다.
엄마께서 손수 속옷을 세탁하시는 데는
자식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남아 있으신 것이다.
“나는 아직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의지.
하지만, 물을 바르는 정도에 그치는 것은
깨끗하게 세탁한다는 개념이 흐려졌을 뿐만 아니라,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행동이셨다.
제대로 된 빨래가 아니라
“나는 아직 깨끗한 사람이다”라는
존엄성의 마지막 표현이었다.
치매환자의 인지능력은 6세 이하 전후로 이해한다.
그렇다고 어린아이가 아니다.
이점은 가족이나 간병인들께서 치매환자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인지기능은 떨어졌지만, 감정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깊이 남아있다.
그래서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저항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엄마에게 기저귀는
성인으로서 자존심 포기였고,
유아로 퇴행했다는 상징인 셈이다.
기저귀는 단순히 실용적 문제가 아니라
엄마 자신의 정체성의 위기였다.
평생을 어른으로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아기처럼 기저귀를 찬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안방에 있는 이동용 변기를 보면,
엄마의 뇌 속에는 용변은 화장실이라는
공식이 새겨져 있는 거 같다.
화장실은 폐쇄적이고, 사적공간이지만,
안방은 개방된 공간이고
부끄러운 행위가 노출되는 장소라는 것이다.
엄마가 여전히 급하고 실수를 해도
화장실을 고집하는 이유인 것이다.
엄마의 배설 문제는 엄마의 잘못도
고집도, 선택이 아닌 뇌가 만들어 낸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 온다.
엄마는 여전히
속옷에 물을 바르고,
기저귀를 거부하고,
화장실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며,
자신과 싸우고 계신다.
아들인 내가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은
비난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도와 드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