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그만두고 막연하게 이제는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끝이 없는 쉼. 그때의 내가 유일하게 바라던 것이었어. 하지만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았고, 내겐 쉴 시간이 필요했지만 2학년 1학기의 기말고사는 그렇게 다가왔다. 시험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무색했다. 공부를 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불안정하게 공중에 떠다니기 바빴으니까. 한 글자 한 글자 적고 읽으면서도 이해가 하나도 되지 않았어. 마음에 이미 눈물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일까. 매일 울기만 했던 나야.
시험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다가왔을 때, 전학을 준비했어. 그렇지만 세상은 늘 나의 편이 아니었고 현실적인 이유로 좌절되었다. 전학을 가야겠다는 의지마저 사라지고 말았지. 그리고 생각했던 것이 자퇴였어. 도피이자 살기 위해 택한 방법이란 합리화. 그런 어린 도망침은 나의 고등학교 친구들 덕분에 사그라들 수 있었다.
여전히 고마워해. 그때 학교를 자퇴했다면 후회를 많이 했을 것 같거든.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의 여름방학을 잘 기억하지 못해. 매일을 굶고, 자고, 집에서 방 문을 걸어 잠그고는 다시 울고, 잠들고의 반복이었으니까.
나는 아직 그때 너의 한마디가 잊히지 않아. “우리 바다 보러 갈래?” 그해에 친해진 같은 반 친구의 제안, 우리는 그렇게 순식간에 강릉의 바다로 향했다. 큰 기대가 되진 않았어. 계획이 있는 하루가 어색하고, 피곤할 뿐이었지. 강릉에 도착하기 전까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