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임포스터 신드롬

네 잘못이 아냐

by 손영화

임포스터 신드롬 (Imposter Syndrome)

자신의 성공이나 성취를 스스로 의심하고 인정하지 못해 ‘나는 능력자가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이야’라고 느끼는 심리 상태


쉴 틈 없는 강행군에

믿음은 흔들리고

초심은 잃어가고

불안은 가중되고

중도하차의 유혹은 커져갔다.


그 비영리 교육단체는 우리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임포스터 신드롬 (Imposter syndrome)을 들먹이며 노래처럼 부르던 '저 너머 무지개'로 달래더니 이 과정 수료 후 '눈앞에 펼쳐질 밝은 미래'를 힘줘 강조하며 완주를 독려했다.


냉정하게 생각하니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흘린 땀이 , 흘러간 시간이 아깝다.

주저 없이 문 미끼가 너무 달콤하다.

본격적인 세일즈포스 트레이닝 Dex 403, Dex 450은 시작도 안 했다.

우린, 팔 비틀린 채 현실과 소리 없이 타협했다.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각오를 다지니

강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프로젝트를 들이밀었다.


번갯불에 콩 볶듯 후다닥 해치운 후 언어 HTML, CSS, Java Script로

'인터넷 항공권 예약 시스템 '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구축하라는 것이었다.

막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의대 신입생 손에 메스를 쥐어주곤

개복수술 (開腹手術) 집도를 강요하는 담당 교수처럼.


갈수록 태산이었다.


좌절.jpg 좌절 (출처 'Pixabay')


학습 성과나 성취 정도, 진행 상황 등은 눈꼽 만큼도 고려 안 된 채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기관차처럼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는 이 과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어쩌면 처음부터 저들의 이익을 챙기도록 설계되었고 비지니스 포트폴리오 구성에 우린 활용 당하는 중 아닐까. 저들 입 속으로 들어갈 요리에 우린 재료로 쓰이는 중 아닐까.


불쑥 고개 처든 합리적 의심과 온갖 상상으로 머리 속은 복잡해졌다.


베트남계 전직 프로그래머가 조롱과 분노를 퍼붓고 화면에서 사라진 후 분위기가 술렁였지만

강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빠꾸'없는 독일병정처럼 전진, 또 전진했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