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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면

모두가 표류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심층성이 필요하다.

by 독자J

p.162~168

『손자병법』, 글항아리, 손자 지음, 김원중 옮김


손자는 적(대상)을 공략하기 전에 완전히 이해할 것을 강조한다. 병력을 움직이기 전에는 반드시 적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가 ‘적이 없는 곳에서 행군하고, 적이 수비할 수 없는 곳을 공격하며, 적이 반드시 공격할 곳을 지킨다.’고 한 것은 이러한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턱대고 덤비지 말라는 이런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보다 본인이 하고 있거나 할 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른 채 ‘그냥’ 하는 경우가 많다. 장사, 시험, 사업, 취업 등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이런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그 사람이 의사결정권 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은, 멀리 내다보고 깊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유행과 대세를 좇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행에 정말 민감하다. 자영업만 해도 한 업종이 뜨면 그 업종으로 줄줄이 창업했다가 거의 다 망하고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이나 영상들을 보면 ‘이 사람은 왜 이 장사를 했지?’ 싶을 정도로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장들을 많이 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자신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 MBTI가 뜬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현대인들은 생각보다 자신을 잘 모르고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나 본인이 무엇을 하면 행복한 지도 잘 모른 채 사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아마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일 것이다. 아마 이런 현상들이 만연하게 된 것은 우리 사회가 ‘빠른 성공’과 ‘남들과의 비교’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뭔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줄고 빠르게 성취를 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파이어족이나 비트코인이 한때 크게 떴던 것이 그것을 방증한다. 유튜브에서 간간이 보이는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법’ 같은 광고나 영상들도 그렇다. 아울러 유튜브와 SNS로 인해 타인의 삶을 쉽게 볼 수 있다 보니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과 절망에 빠지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 이런 세태에서 본인 만의 가치관과 철학 혹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손자는 “공격을 잘하는 자는 그 지키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그 공격하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한다.”라고 했는데, 이는 상대방이 지킬 곳을 모르게 한 상태에서 공격하고, 상대방이 공격할 곳을 모르게 한 상태에서 수비하면 필승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 마디로, 공격할 때는 상대방이 생각지 못한 곳을 공격하고, 수비할 때는 상대방이 잘못된 곳을 공격하거나 공격할 때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라는 것인데, 매우 오묘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군의 형세는 숨기고, 상대의 형세는 드러내야 하며, 아군은 철저하게 집중시키고 상대의 전력은 확실하게 분산시켜야 한다. 이러한 병력 운용의 원리는 인간관계와 협상 등에 큰 지혜를 주는데, 바로 상대방의 혼을 쏙 빼놓고 이성을 마비시켜 상대방이 원하는 바, 강점과 약점을 확실히 드러내게 하고, 반대로 나의 강점과 약점은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가 상대방이 미처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행동하라는 것이다. 소위 ‘예측 불가능한 사람’, ‘반전이 있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모호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상대방의 특성을 정확하게 드러내어 상대방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얻을 수 있다. 연애라면 여자의 마음, 관계에서는 사람의 마음, 거래와 협상에서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대상을 확실하게 분산시킬 수 있다면 일 처리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어려워 보이는 일들도 최대한 작게 쪼개어 나의 역량을 집중시켜 해결하면 일이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큰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손자가 “우리가 집중하여 하나가 되고 적은 분산되어 열(十) 되니 이는 열의 힘으로 하나의 힘을 공격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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