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이 브런치북을 시작했을 때, 나는 아직 육아휴직 중이었고 머릿속에 참 많은 생각들이 엉켜 있었다.
글에 대단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메시지를 전할 자신도 없었지만,
그저 ‘글을 쓰는 게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릴 적 꿈이 번역가였던 내게
‘작가’라는 타이틀은 유독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육아와 일상에 치이다 보니, 처음 다짐했던 것처럼 정기적인 발행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떻게든 끝은 왔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스스로에게 조금 관대해지기로 했다.
그 사이 나는 복직을 했고,
첫째는 유치원에 입학했고,
둘째는 어린이집에 입소했다.
아이들의 하루는 눈에 띄게 커졌고, 나는 그만큼 조금씩 다시 ‘사회인’의 얼굴로 돌아갔다.
이 글들을 쓰는 동안, 나는 프랑스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기보다는
프랑스를 바라보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된 것에 가까웠다.
‘프랑스인의 기본소양’이라는 조금은 농담 같은 제목으로 시작했지만,
사실 이 글들은 프랑스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육아휴직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엄마였고, 외국인이었고, 사회인이었고,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한 사람이었다.
그 여러 정체성 사이 어딘가에서 이 글들은 태어났다.
언젠가 이 글들을 다시 읽게 된다면, 나는 아마 지금보다 더 프랑스에 익숙해져 있을 테고,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글 속의 나는 여전히 낯설어하고, 궁금해하고, 종종 투덜대며 천천히 이 나라를 배워가고 있을 것이다.
정기적이지 못했지만, 완벽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써낸 이 기록이
나에게도, 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은 누군가에게도 프랑스를 이해하는 작은 단서 하나쯤은 되어주기를 바라며.
이상,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조금은 사적이고, 조금은 보편적인 기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