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껍질 안에서 조용히 익어가는 시간

보이지 않아도 성장 중이다.

by 부디아이

뾰족한 껍질 안에서 조용히 익어가는 시간


추석마다 찾았던 산자락 밤나무 아래에서 주운 밤알처럼, 인생도 어느 날 문득 조용히 익어갑니다.

뾰족한 껍질 안에 감춰진 진짜 단맛처럼, 보여주지 않아도 준비되고 있는 당신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조급한 세상 속에서, 조용히 단단해지는 법을 밤나무에게 배웠습니다.



저는 어릴 적 명절이 되면 늘 큰집에 갔습니다.


차례를 지내고 나면 온 가족이 산길을 따라 성묘를 가곤 했는데, 그 길가 경사진 비탈면에는 밤나무가 넓게 심

어져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묘를 살피고 인사를 드리는 동안, 저와 사촌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떨어진 밤을 줍곤 했지요.


밤송이에서 빠져나온 밤알들을 주워 손에 한 움큼씩 쥐고 내려오던 그 길.


그 기억은 아직도 제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아빠, 아직 이건 안 익었나 봐? 밤껍질이 안 벌어져서 밤이 안 보여요.'

'아 그건 밤이 안 익고 떨어져서 그런 거 같구나.'


밤은 익기 전까지는 절대 자신의 속을 쉽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단단한 가시로 둘러싸인 밤송이는 겉으로 보면 다가가기조차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 충분히 익으면 저절로 벌어지며 그 안의 밤알을 드러냅니다.


누가 따지 않아도, 억지로 열지 않아도 스스로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 찾아오는 거죠.


이 밤나무의 모습은 때때로 우리 삶과도 닮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속도와 시기를 가지고 있지만, 세상은 늘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을 강요하곤 하니까요.


하지만 진짜 단맛은, 억지로 열어낸 것이 아니라 충분히 기다리고 익은 것에서 나옵니다.


“열심히 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이 세상에 90%는 그냥 안 하거든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사람이 성공해요.”

– 정승제 강사 -


이 말을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성공이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바로 달성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 꾸준히 해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저 포기하지 않고 익을 때까지 계속하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요.


밤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스스로 열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동안 아무리 보이지 않아도,


겉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내 안에서는 조용히, 내실 있게 익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니까요.


“성공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계속하는 사람에게 온다.”


밤나무 세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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