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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의 세 가지 '체' 이야기

by 정영기 Mar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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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칸 산맥 자락의 작은 마을에 마리아라는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녀는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할머니는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할머니를 찾아와 조언을 구했고, 할머니는 늘 현명한 해답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마리아는 할머니가 손님들에게 조언해 주는 모습을 보며 물었습니다. "할머니, 어떻게 그렇게 좋은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저도 할머니처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할머니는 부엌으로 마리아를 데려가 오래된 나무 상자를 꺼냈습니다. 상자 안에는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체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체는 구멍이 컸고, 중간 체는 구멍이 작았으며, 가장 작은 체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있었습니다.


"마리아야, 우리에게 전해지는 모든 말은 이 세 개의 체를 통과해야 한단다."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 체는 '진실'의 체란다. 우리가 들은 말이 진실인지 확인해봐야 해. 두 번째 체는 '선함'의 체지. 그 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지, 선한 의도를 가졌는지 살펴봐야 해. 마지막 체는 '필요성'의 체란다. 그 말이 꼭 필요한 것인지,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말인지를 걸러내지."


마리아는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세 개의 체를 모두 통과하지 못하는 말들은 어떻게 되나요?"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런 말들은 바람에 날려 보내면 된단다. 진실하지 않고, 선하지 않으며, 필요하지 않은 말들은 우리의 입에서 나올 필요가 없지."


세월이 흘러 마리아는 성장했고, 그녀 역시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지혜로운 조언자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험담을 하러 오면, 마리아는 세 가지 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들은 자신의 말이 얼마나 불필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걱정거리를 상담하러 오면, 마리아는 세 가지 체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주었습니다.


마리아의 지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그녀의 제자들은 다시 그들의 자녀들에게 세 가지 체의 교훈을 전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불가리아의 많은 가정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세 가지 체를 통과했나요?"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의 힘과 책임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이 진실하고, 선하며,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지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불가리아의 민간 이야기는 말의 중요성과 신중함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체'라는 일상적인 도구를 통해 복잡한 인생의 지혜를 쉽게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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