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ODYSSEY '80s (7화)

제7화 '더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by 윈디박


유려한 선율 속, 섬뜩한 집착과 광기의 노래 'Every Breath You Take'

80년대 팝 음악의 거장들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밴드가 있다. 바로 영국의 록 밴드 'The Police'다.

20세기 가장 섹시한 아티스트 중 하나인 스팅(Sting)을 필두로, 앤디 서머스(Andy Summers), 스튜어트 코플랜드(Stewart Copeland)로 구성된 트리오는 레게, 펑크, 재즈, 록을 절묘하게 조합한 독특한 사운드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1983년 발매된 그들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Synchronicity'에 수록된 'Every Breath You Take'는 개인적으로 80년대를 통틀어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곡이라 생각한다.

심플하지만 세련된 코드 진행과 멜로디 라인, 매력적인 스팅의 보컬,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과는 완벽히 대비되는 어두운 집착의 메시지까지, 100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클래식'의 면모를 다 갖춘 곡이다.

'팝 오디세이 7화', 오늘의 주인공은 시대를 초월하여 수많은 리메이크와 샘플링, 영화, 드라마 삽입곡 등으로 재해석되며 새로운 세대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위대한 넘버, '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이다.





30분 만에 완성된 세기의 명곡

영국 뉴캐슬 출신의 고등학교 교사였던 스팅(본명 Gordon Sumner)은 1977년 'The Police'를 결성하며 본격적인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팝과 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그들은 'Roxanne', 'Message in a Bottle', 'Walking on the Moon'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다.

'Every Breath You Take'는 1983년, 밴드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 발표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탄생 배경은 상당히 어두웠다. 당시 스팅은 첫 번째 부인과 이혼 과정에 있었고, 이후 그의 오랜 연인이자 현재의 부인이 된 트루디 스타일러(Trudie Styler)와의 관계를 시작하던 복잡한 시기였다.

작곡에 대한 일화도 흥미롭다. 스팅은 자메이카의 골든아이 에스테이트(Goldeneye Estate)에서 머물며 이 곡을 작곡했는데, 이곳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작가인 이안 플레밍(Ian Fleming)이 소설을 집필하던 장소였다. 어느 날 밤, 그는 잠에서 깨어 피아노 앞에 앉았고, 단 30분 만에 이 노래의 뼈대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멜로디는 다소 일반적이고 여러 다른 곡들의 집합체지만, 가사는 흥미롭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곡을 30분 만에 완성한다고? 감히 범인은 상상할 수 없는 천재들의 세계, 경이롭기만 하다.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닌, 감시와 집착의 노래

'Every Breath You Take'가 발매된 이후 많은 이들은 이 곡을 로맨틱한 사랑 노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스팅 자신은 이에 대해 다소 당혹스러워했다.

"이 노래는 매우 불길하고 추악한 내용인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이를 달콤한 사랑 노래로 오해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노래는 사실 한 사람의 모든 것을 감시하겠다는 집착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너의 모든 숨결, 모든 움직임, 모든 약속, 모든 미소까지 지켜보겠다"는 가사는 얼핏 보면 헌신적인 사랑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상은 상대방을 소유물로 여기는 집착과 통제의 욕망을 드러낸다.

특히 "Oh can't you see you belong to me"라는 구절은 이러한 병적인 감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곡의 제목과 분위기만 보고 로맨틱한 노래로 생각해서 결혼식 축가나 사랑의 세레나데는 절대 금물(!)인 노래인 것이다.

스팅은 이 노래를 쓸 당시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처럼 감시와 통제의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개인적인 상처와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절묘한 뒤틀림'으로 표현한 스팅의 천재적인 예술성에 박수를 보낸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명곡으로 남다

'Every Breath You Take'는 발매 즉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했고, 영국에서도 4주간 정상에 올랐다.

1983년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모든 걸 다 쓸어버렸던 해임에도, 그 해 최고의 인기곡은 'Every Breath You Take' 였으며 추후, 80년대 통틀어 5대 베스트셀링 싱글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한다. 198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팝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곡의 세대를 초월한 인기다. 2019년, 음악 저작권 단체인 BMI는 'Every Breath You Take'를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으로 발표했다. 약 1,500만 회의 라디오 재생 횟수를 기록하며, 이전 기록 보유자였던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You've Lost That Lovin' Feelin'을 제쳤다. 2021년에는 스포티파이에서 10억 스트리밍을 돌파했고, 2025년 현재, 이 곡의 공식 뮤직 비디오는 14억 뷰를 기록했다. 80년대 곡으로는 극히 드문 기록이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연구진은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약 400만 곡의 스트리밍 데이터를 인공 지능으로 분석해 사람들이 하루 24시간 동안 어떤 음악을 듣는지 패턴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모든 시간대에 두루 어울리는 '완벽한 올라운드 곡'을 찾았고 'Every Breath You Take'가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를 이끈 올레 아드리안 헤글리 박사는 " 이 곡은 모든 면에서 중간에 위치한 곡이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고 적당히 그루비하면서도 과하지 않다." 며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들어도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곡으로 선정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21년 영국 왕립학회(The Royal Society)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한편, 이 곡은 뒤에서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원작자인 스팅에게 천문학적인 저작곡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1983년 이 곡이 출시될 당시 밴드 내에서는 이 곡의 작곡 크레디트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었고, 결국 이 갈등은 The Police가 해체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https://youtu.be/OMOGaugKpzs?si=9ajdICBCGltXc0Mr

'Every Breath You Take ' 공식 뮤직 비디오



탁월한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한 뮤직비디오

'Every Breath You Take'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 세련된 뮤직비디오는 밴드 10cc 출신의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인 갓리 앤 크림(Godley & Creme) 듀오가 연출했다. 흑백으로 촬영된 이 영상은 어두운 무도회장에서 연주하는 밴드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1944년 단편 영화 '재민 더 블루스(Jammin' the Blues)'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는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존 밀리(Gjon Mili)가 연출한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인 레스터 영, 레드 칼렌더, 해리 에디슨, 조 존스 등이 출연하여 즉흥 연주를 하는 모습을 담아낸 음악 영화이다. 빛과 그림자를 극적으로 활용한 촬영 기법과 예술적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고, 아카데미 단편 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Every Breath You Take'의 뮤직 비디오는 이 'Jammin' the Blues'의 흑백 영상미, 어두운 조명,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밴드의 모습 등의 시각적 요소들을 차용하여 세련된 영상미를 구축한다. 특히, 조명과 그림자를 이용해 인물과 악기를 부각하는 방식, 정적인 카메라 구도 속에서 연주자들의 움직임을 담아내는 연출로 곡의 아이러니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상 속 스팅은 베이스 기타가 아닌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클래식하고 시적으로 만든다.

스팅이 잘 나기도 하고 프런트 맨이기에 일견 당연한 일이지만 혼자 너무 멋있게 나와 가뜩이나 안 좋은 밴드의 케미에 더 악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필자는 혼자 상상한다.


무도한 '퍼프 대디'의 또 하나의 만행, 무단 샘플링

1997년 래퍼 퍼프 대디(Puff Daddy, 현재의 P. Diddy)는 이 곡의 인스트루멘탈을 샘플링한 'I'll Be Missing You'를 발표하여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이는 고인이 된 래퍼 노토리어스 B.I.G.(Notorious B.I.G.)를 추모하는 곡이었으며, 빌보드 핫 100에서 11주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퍼프 대디는 최근 120명 이상의 피해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집단 소송을 당하고 있으며, 성매매 혐의로 수감 중이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이렇게 무도하고 극악한 퍼프 대디가 저지른 또 하나의 만행이 바로 '무단 샘플링'이다.

퍼프 대디는 사전에 샘플 사용에 대한 허락을 받지 않았고, 스팅은 법적 조치를 취했다.

법원은 당연히(!) 스팅에게 저작권료 100%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퍼프 대디는 스팅에게 하루 5,000달러씩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고,

이 금액은 연간 약 180만 달러에 달한다. 스팅은 이 수익으로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냈다고 언급했으며, 2022년에는 자신의 전체 저작권 카탈로그를 유니버설 뮤직에 약 3억 달러에 매각해서 이후 지급분은 대부분 유니버설 뮤직에 귀속하게 되었다.

아무리 곡이 탐났다 해도 퍼프 대디는 왜 사전에 스팅에게 허가를 받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긴 스팅에게 저작권을 지급하더라도 'I'll Be Missing You' 벌어들이는 수익이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는데 만약 고의적으로 이걸 노렸다면 '퍼프 대디'는 정말 '순수 악'일 수밖에 없다. 이제 집단 소송으로 그 엄청난 돈도 잃고 오랫동안 감옥에 있게 되겠지만.


덧붙이는 말, 집착은 마음의 지옥에 빠지는 일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겉으로는 로맨틱한 사랑의 노래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집착과 통제에 관한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집착의 주제는 현실 세계에서도 사생팬,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현되기도 한다.

"내가 쉬는 모든 숨결, 모든 걸음마다 지켜보고 있겠어"라는 Police의 노래 가사는 사랑이 아닌 집착과 통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스팅이 직접 언급했듯이, 이 노래는 "매우 불길하고 추악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소유욕과 집착에 관한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이 건강한 애정이 아닌 소유와 통제의 욕망으로 변질될 때, 'Every Breath You Take'의 가사처럼 "너는 내 것"이라는 집착적 사고는 결코 사랑이 아닌 범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마음이란 그런 거야. 결코 균등한 게 아니지. 강물의 흐름과도 같아. 그 지형에 따라 흐름의 모양이 바뀌는 거거든."

- 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중에서 -


정말 그러하다. 부모이든 자식이든 '마음의 감정'이 균등할 수 없다.

어떠한 마음은 나 자신마저 태워버릴 듯 뜨거운 불꽃이고, 또 다른 마음은 손 대면 에일 듯 차갑기 그지없다.

같은 이치로 타인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겠나.

이성의 마음을 쉽게 얻지 못하는 것은 일견 너무 당연한 원리이다.

마음이 통했다는 것만도 기적적인 확률의 일일 것이다.

교제를 시작하거나 짝이 되었다 하더라도 마음의 질량이 동일하겠는가.

이렇게 간단한 논리를 우리는 대부분 '체득'하지 못한다.

혹여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속박하거나 그의 감정을 강요하지 말자.

불완전한 인간이 어디 쉽겠나만 마음의 지옥에 빠진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없으니 하는 이야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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