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을 데리러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나는 픽업트럭을 몰고 있었다.
괜찮은 힘과 적당한 크기, 그리고 높은 시야.
이 차로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이 없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길을 틀었을 때, 바로 앞—
마트 근처에서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순간의 충격. 차가 흔들렸고, 나는 조심히 앞을 보았다.
영상에서 보던 그것.
뿌연 눈, 축 늘어진 팔, 그리고 부서진 턱.
좀비.
영상에서 보던 좀비가 지금은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놈은 바로 다시 일어나 달려들었다.
본능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공포보다 먼저 움직인 건 감각이었다.
나는 그대로 좀비를 치고 달아났다.
엑셀을 계속 밟아 속도를 계속 올렸다.
동대구 IC에 가는 도중 주위는
비명, 경적, 도망치는 사람들.
도로 위에도, 갓길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향해 좀비들이 뛰고 있었다.
정신이 아득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동대구 IC를 향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휘영을 데리러 간다.”
그 한 문장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파군재 IC로 빠져나왔다.
휘영의 집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런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가 막혀 있었다.
부딪힌 차량, 뒤엉킨 차선, 무너진 가드레일.
혼란의 흔적.
잠시 멈춰 어떻게 우회할지 고민하던 그때,
차가 ‘쿵’ 하고 무게 중심이 이상하게 흔들렸다.
백미러.
트렁크 위에, 좀비가 올라와 있었다.
심장이 식었다.
나는 핸들을 꽉 잡고, 액셀을 밟았다.
미친 듯이 가속.
트렁크 위에서 뭔가가 떨어져 나간 듯한 소리가 들렸고,
다행히 더는 따라오는 소리는 없었다.
어떻게 나왔는지도, 언제 올라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휘영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전화를 걸었다.
“나 도착했어. 지금 복도 어때? 조용해?”
“…응. 잠깐 문 열어봤는데 아직은 조용해.
근데… 베란다에서 놀이터 보이거든? 거기 좀비 있어…
사람들 도망가고 있어. 무서워…”
괜찮아 지금 내가.
계단으로 올라갈게.
조용히. 아주 조용히 움직일 거야.”
계단을 타고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3층 정도였을까.
그때, 아래에서 비명 소리.
발소리가 울린다.
누군가 계단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사람과 좀비가 함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숨이 찼고, 다리가 떨렸다.
11층. 휘영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계단 아래에선 더 이상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비명만, 멀리서 들려왔다.
“물렸나 보다…”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은 휘영을 데리러 온 거니까.
집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점검했다.
식칼, 공구, 가위, 두꺼운 옷, 비상약, 생수, 스프레이.
공격용, 방어용, 회복용.
서랍 하나하나 열어가며 챙겼다.
“휘영아, 지금부터 진짜 침착해야 해.
소리 지르면 안 돼.
좀비가 달려들면 방어는 물론 죽여야 해.
… 차로 치고라도, 나가야 돼.”
휘영은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숨을 죽이고, 조심히 한 발씩.
하지만
잊고 있었다.
아까 봤던 좀비.
터벅, 터벅.
계단 올라오는 발소리.
나는 아무 말 없이 휘영에게 손짓했다.
엘리베이터 홀로 이동해 반대편 비상계단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휘영의 아파트에는 계단이 두 개였다.
지하까지 거의 내려왔다.
“이제 다 왔다…”
그런데 또,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다시 조용히 원래 계단으로 이동했다.
조심스럽게, 2층, 1층, 그리고 지하.
차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나의 차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우리...
10m, 5m, 3m…
차 한 대가 우리 쪽으로 미친 속도로 돌진했다.
우리는 즉시 몸을 피했고,
그 차는 기둥을 들이받으며 멈췄다.
그리고…
지하 전체가 울리는 소리.
좀비들의 비명소리..
수십 마리의 좀비들이 충돌한 차량 쪽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좀비가 모인 뒤 시동 걸고 나가면 늦는다.
빠르게 차에 올라다면서
“지금 시동 걸어 탄력을 받아 뚫고 나가야 해.”
“휘영아! 안전벨트!”
나는 시동을 걸고,
급가속으로 지하주차장에서 지상 출구를 향해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