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촌 이마트 진입,
그리고 이상한 침묵

by Woo seo

“휘영아, 안전벨트 매.”


나는 시동을 걸고,

급가속으로 지하주차장에서 지상 출구를 향해 질주했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내내, 앞을 막고 있던 좀비들을 그냥 들이받았다.

주차장 기둥에 부딪혀 쓰러지는 놈들, 차량에 치여 날아가는 놈들.

… 솔직히 두려울 틈도 없었다.

그저 뚫고 나가는 것, 지금은 그게 전부였다.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곧장 방향을 틀었다.

나는 파군재 IC로 진입했다.

사실 아까 올 때 이미 그곳이 꽉 막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다시 그 길로 향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신천동로와 유통단지 방향은 더욱 심각하게 정체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

아까 내가 그 길을 뚫으며 지나온 기록이 남아 있었기에.

좀비에게 치인 차들이 틈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고,

무너진 구조물 사이를 내가 직접 지나며 만든 ‘길’이 있었을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천천히 다가가보니, 산처럼 쌓였던 차량들 사이로 진입 가능한 공간이 보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딱 한 마리의 좀비가 서 있었다.

차량은 많았고, 인적은 없었고,

그런데 좀비는 단 하나.



이상했다.

너무 이상했다.



그놈은 우리를 향해 오는 대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따라가 봤다.


산 위.

멀리서도 보였다.



수십 마리의 좀비들이 한 지점을 향해 모이고 있었다.

‘왜 저기 모여 있지…?
사람이 있는 건가? 동물?
소리 때문인가… 아니면…’

나는 알 수 없는 찝찝함을 느꼈다.



그건 단순한 집결이 아니었다.

무언가에 끌리는 듯한, 의도를 가진 움직임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나는 그대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진입로를 통과했고,

다시 고속도로에 올라 동대구 IC를 빠져나왔다.



동대구 IC를 빠져나오자마자,

도로 곳곳에서 드문드문 좀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지만,

더 이상한 건 그놈들의 움직임이었다.



이번에도 그놈들은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따라가 봤다.



그리고 보았다.

이번에도, 한 곳에 모여 있었다.

파군재 IC 근처에서 봤던 장면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수가 훨씬 많았다.



찝찝함을 두고

우리는 드디어 목적지,

대구 만촌점 이마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입구를 막는 철제 펜스가 내려와 있었던 것.

아마 누군가 좀비를 막기 위해서 펜스를 작동했을 거라 생각을 하였다.


나는 고민할 틈 없이 그대로 차를 몰았다.


‘콰앙—!’

펜스는 운전석과 조수석 정도까지만 찢어지듯 열렸다.



더 이상 밀고 들어가면 찢어진 사이로 좀비가 들어올 수도 있고

소리에 더 조심해야 할 구간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내렸다.


문을 닫기 전, 잠시 차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구두쇠였다.
일하고 돈 모으는 게 취미였던 사람.
그랬던 아버지가 타던 스타렉스 가스차는,
돌아가신 후 이상하게 고장 났다.
아무 문제 없이 잘 굴러가던 차였는데,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는 유독 가스 냄새가 심했다.
아버지가 모아둔 돈으로 샀던 이 픽업트럭.
그리고 지금,
펜스에 박혀 멈춰 있는 내 소중한 차…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내게 남긴,
소중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차 키를 주머니에 넣었다.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차를 버리고 조심스럽게 4층 옥상 주차장까지 올라갔다.

옥상은 예상보다 조용했고,

나는 그 한쪽 구석에서 휘영과 함께 숨을 고르며 한숨 돌렸다



휘영은 떨고 있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나는 옆에서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부터 우리가 머물 곳은 이마트야.
다른 어떤 곳 보다 먹을 게 많고,
필요한 물건이 전부 있고,



그리고—

난 이 마트를 잘 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여기에 머물러야하는 이유였다.




내가 이마트 주차 알바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익힌 이마트 구조와 동선, 숨겨진 공간,

이곳은 내게 가장 유리한 생존 장소였다.



나는 휘영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목표는 하나야.
이마트 내부 통제실을 확보한다.
거기서 전력, 문 개폐, CCTV 확인까지 다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통제실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조용히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통제실이 어디에 있을지
그리고 통제실 찾으면 어떻게 할지
어떻게 내려가야 할지,
무슨 순서로 체크해야 할지,
어디가 위험 구역일지,
계획을 짜고 있는데.....


… 그러다 문득.
‘왜 이렇게… 조용하지?’



마트라면 누군가는 있어야 한다.

숨거나, 갇혀 있거나, 적어도 발견은 되어야 했다.


그런데 여긴,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탕! 탕! 타타탕!’ ‘탕! 탕! 타타탕!’ ‘탕! 탕! 타타탕!’

총소리.


옥상 위까지 울려 퍼질 정도로 강하게,

마트 외부 어딘가에서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