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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나의 무의식을 꺼내는 세 가지 방법

김익한, <거인의 노트>를 읽고

by 기록하는 인간


기록의 정의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

거인의 노트에서 저자가 말하는 기록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에 따르면, 기록은 나의 무의식을 깨우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렇다면, 나의 무의식은 어떻게 발견되는가.


무의식을 어떻게 기록할 수 있을까?
바로 '지금의 상황', '나의 감정', '과거의 경험' 세 가지를 기록하면 된다."

<거인의 노트> 중 발췌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 있어도, 매우 다른 것을 본다.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만들어진 뇌의 신경회로는 그 길을 따라 각자의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표출된다.


무엇이 먼저 보이는가.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은 되돌릴 수 없다. 이미 주관적 경험으로 만들어진 강력한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용방식 때문에 우리는 자신을 객관화하기 매우 어렵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말과 글은 우리를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다.


내가 말하고 있는 바를 글로 적는 행위는 나의 사고방식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방법이다.


기록은 지식을 정리하는 행위에 가깝다.
더 나아가 지식을 지혜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을 넘어
반복하고 지속해야 한다.

<거인의 노트>중 발췌


단순히 기록만 하면 되는 것인가?

저자는 기록 후 그것을 "복기하고, 충분히 생각하는 사고과정이 동반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사고 과정이 단순한 "지식"을 "지혜"로 바꿔주는 행위이다. 생각과 고민이 빠진 기록은 단순한 정보의 모음집에 그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나의 사고과정이다.

기록을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첫째,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나의 일상부터 적어보자. 아주 사소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떠오르는 대로 쓰고, 그것을 반복하게 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일 것이다. 내가 무엇을 갈망하고, 이루고 싶어 하는지 나의 욕망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나의 욕망과 이를 실행시키기 위한 행위를 동반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계획을 하나씩 실행하다 보면 나의 자아상과 이상향을 일치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둘째,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물은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어지고, 각진 그릇에 담으면 각진 그릇의 모양으로 변한다. 우리는 물과 같다. 사고의 틀은 그릇이다. 기록하는 행위,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고 반복하며 사고하는 행위는 물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틀을 얻는 과정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표현은

기록으로써 증명되는 것 같다.


순간을, 오늘을, 매일을 기록하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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