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나 청춘기엔 심심한 적은 있어도 고독한 적은 없었다.
아마도 고독의 내현화는 눈물의 조절이 안되고 세상을 관조하게 되는 시기와 맞물려 온 것 같다.
하지만 고독이 쓸데없는 감정소비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참자아를 마주 할 수도 있고 삶의 방향성을 수정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이런 긍정성이 고독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는 힘의 원천이자 회복탄력성의 근육이 되어주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고독이 내 심연 속으로 깊이 들어오면 유체이탈된 느낌으로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있듯이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게 누구와 있어도 인간의 원초적인 쓸쓸함이나 한계성에 대한 자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잠시 잊게 되거나 밀도만 낮아질 뿐이다.
그리고 고독의 정점은 자신의 내면아이와 대화하며 격려하고 다독여주는 것 같다.
삶의 그 쓸쓸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