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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by 김현석


자신을 성찰하며 인생을 제대로 살아온 노인 한 명이 세상을 떠나면 작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 만큼이나 사회적 손실이라는 말이 있다.

그건 아마도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자신의 인생주기를 통한 경험적 통찰력이란 와인이 숙성해 가듯이 오랜 시간을 관통해야만 얻을 수 있는 고귀한 자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한 저널리스트가 신간을 출간한 구십 세 老역사학자와의 인터뷰를 마칠 무렵 끝으로 요즘 삶이 버거운 젊은 친구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당부의 한 말씀을 요청하자 그 역사학자말씀이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라고 한다.


분명 누구나 흔히 아는 말이고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구십 세까지 삶의 무게를 지탱해 온 老거장의 말이라 그런지 희로애락의 파고를 넘나드는 우리네 인생살이에 함축적 의미를 내포하는 명언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어도 이 세상이 흥미롭고 삶의 열정을 잃지 않으려는 생활패턴을 잘 유지하며 실천할 수만 있다면 나이의 숫자에서 오는 삶의 중압감이나 한계성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구십 세 노인은 끝없이 책을 읽고 뭐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있기에 자신은 누구보다도 젊게 산다고 자부한다.


희망전도사로 글로벌한 유명세가 있는 호주의 `닉 부이치치'라는 사람이 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고 모든 것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말라는 그의 당부와 실천적인 그의 삶을 보노라면 경이로움과 함께 신의 경지에 올라선 한 인간을 목도하는 기분이다.


그건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사람이 정상인들에게 희망을 품고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하며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라니 아이로니 하지만 교육적 의미를 뛰어넘는 감동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부족한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보단 주어진 삶의 환경을 불평하고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데 그를 통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면 한낱 비겁한 변명일지도 모른다.


`부이치치'라는 사람이 위대한 건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극한의 장애를 오히려 타인의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고자 살신성인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인생관을 조금만 닮아도 아마 이 세상이 저 무지개 너머 있을 것 같은 유토피아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 세상에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이다."라는 어느 인디언추장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아무런 노력 없이 내가 서있는 이 세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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