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여행 - 런던편(1)

한국어가 듣기 싫어 떠났던 첫 유럽, 그리고 홀로(1)

드디어 대학원 입시가 다 끝났고, 일부 결과도 나왔다. 제일 원했던 대학원엔 불합격하였고, 제일 끌렸던 학과에는 다행히 합격하였다. 나머지 한개의 학교가 남았지만 솔직히 큰 기대도 하지 않고, 한 개 붙어있는 학교를 갈 확률이 높아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거 같다.


대학원 입시와 관련해서는 내가 차후에 다른 글을 쓰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참 복잡한게 대학원에 합격을 해도 다른 문제와 엮인 것이 있어서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한번 알아봐야할 것 같다. 어쨌든 나의 지긋지긋한 첫 대학원 입시가 끝날 무렵, 아빠의 사업 또한 내가 본격적으로 담당해서 해야할 업무들이 쏟아지기 직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생한 나에게, 이제 더 고생해야할 나에게 선물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물질적인 것도 좋겠지만 솔직히 딱히 끌리는 것도 없었고 한국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해외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 같지만 나는 국내여행보단 해외여행을 선호하고, 또한 최근에 친구가 유럽여행을 간 것을 보고 용심(?)이 나서 큰 맘먹고 유럽여행을 가보기로 한다.


같이 갈 사람도 솔직히 현실적으로 없었고, 일정들이 빡빡하게 있어서 겨우 일주일정도에 런던, 파리를 거의 겉핥기식으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비록 기간은 일주일 정도지만, 어릴때부터 꿈꿨던 유럽여행을 드디어 연재일 기준 전 주에 드디어 갔다왔다. 그리고 이제 나의 첫 유럽 여행의 시작과 끝을 연재를 통해 기행문까지는 아닐지라도 써보려고 한다.


“통일이 되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가보자.”

돌아가신 엄마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초등학교때 하셨던 말씀이 벌써 20여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통일이 되지도 않았고 그 꿈을 가졌던 엄마도 지금 내옆에 없다. 나랑 엄마만이 유일하게 유럽을 가보지 못하였고, 그래서 그 마음을 받들여 가고자 엄마의 거의 유일한 명품 가방을 가지고 유럽여행을 가고팠지만, 가방 수선기간이 여행가기 전까지는 불가능하여 포기하였지만 엄마의 그 마음만은 품고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나름 엄청난 J(계획형)이라 나의 첫 유럽여행의 컨셉은 ‘짠내투어’로 목표를 잡고 여행계획을 세웠다. 숙소도 한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호스텔을 예약을 하였고, 그마저도 8인실 혼숙이었다. 항상 해외여행을 가면 좋든 안좋든 나름 호텔에서 숙박을 하였는데, 런던, 파리의 엄청난 숙박료에 깔끔히 포기하였다. 홀로 여행을 하고 솔직히 어디든 놀러가면 호캉스가 아닌이상 숙소에 거의 없었기 때문에 굳이 좋은 숙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둘다 위치는 이동하기 좋게 역근처에 있는 숙소를 잡았고, 중심부가기에도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할때, 아울렛 이동, 샤를 드 골 공항 이동할 때 엄청 편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숙소를 제외하고는 나름 풍족하게 여행을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고급 식당을 가서 호화롭게 즐긴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런던, 파리의 물가가 정말 장난아니게 비싸서 자연스럽게 매끼마다 기본 4-5만원 이상을 썼다. 물론 내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하고 맛있는 곳을 찾아서 예약하였기 때문에 혼자갔음에도 불구하고 단일메뉴가 아닌 2-3개의 메뉴를 먹다보니 식비가 엄청 나왔다.


약간 두서없이 글을 쓰다보니 순서가 뒤죽박죽 된것 같은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주일 간의 나의 첫 유럽여행, 그리고 홀로여행을 드디어 본격적으로 이야기로 풀어가고자 한다.


여행 전날, 지인분의 피아노 연주회가 있어서 밤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첫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잠을 자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새벽 4시 넘어서 챙긴 짐을 한번더 점검을 하고, 씻고 집을 나왔다. 9호선 삼전역에서 첫차를 타고 공항철도로 환승해 인천공항에 가니 약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사전에 미리 체크인을 하였기 때문에 수하물만 맡기면 되는 상황이었고, 대한항공만 그런건지 몰라도 수하물도 셀프로 짐을 붙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아서 입국수속도 금방하였다. 수속을 하고 나서 면세점을 가지는 않고, 더 라운지 앱에서 카드 혜택으로 무료 커피를 받고 넷플릭스에서 ‘에밀리 파리에 가다’, '지정생존자', '브리저튼'를 다운받고, 태연, 데이식스 콘서트 플리를 다운받으며 게이트 앞에서 시간을 떼웠다.


작년 여름에 대만갈 때 국제선으로 대한항공을 두번째로 이용하였고, 이번에 장거리로는 처음으로 대한항공을 탔다. 2달전 상하이 갔을 때 중국항공사를 이용하였는데, 기내식 뚜껑만 열어보고 바로 닫았던 경험이 있었지만, 대한항공이라 안심하고 배고픈 배를 부여잡고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기내식은 2번 연속 식사와 착륙 직전 간식 1번으로 구성되었다. 갔다와서 Youtube인가 뉴스를 봤는데 대한항공이 기내식 수준이 많이 떨어졌고, 기내식도 원래 기내식-간식-기내식 순서였는데, 최근에 기내식-기내식-간식 순서로 바꿨다고 했다. 나는 솔직히 미식에 크게 감흥이 없었기 때문에 괜찮게 먹었다. 간식으로 핫도그가 나왔는데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었다.


12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서 편하지는 않았지만, 사전 체크인할 때 뒤로 젖힐 수 있는 자리를 선택하였기 때문에 그나마 편하게 갔다. 비행기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e심을 활성화하니 대학원 결과를 확인하라는 메일이 왔고, 큰 기대를 안했었기 때문에 큰 긴장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막상 확인하려니 떨렸다. 수험번호를 입력하고 조회버튼을 누르니 합격이었다. 그 소식은 바로 가족들에게 알렸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내가 원했던 전공의 대학으로 가기로 결정하였지만, 다른 선택권이 생기게 되고 나름 유명한 학교여서 여동생이랑 전화하면서 잠깐 고민하기로 하였다. 남아있던 대학원도 좋은 결과를 받게 되면서 여행의 시작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내려서 미리 예약한 히드로익스프레스를 타러갔다. 나는 Paddington역으로 가는 열차가 히드로익스프레스만 있는 줄 알고 탔는데, 엘리자베스라인을 타면 싸게 몇분 차이 안나게 역에 도착할 수 있으니 여러분들은 나와 같이 고파운드 시기에 돈낭비하는 불상사는 피했으면 좋겠다. 첫 유럽, 홀로여행이라 긴장한 상태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샤를 드 골 공항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타면서 런던의 바깥풍경을 짧았지만 보면서 진짜 내가 런던에 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Paddington역에서 숙소로 바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런던에서는 컨택스리스가 가능한 신용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데일리 캡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일정 금액 이상의 교통비를 사용하면, 그 이상으로 금액이 청구되지 않는다. 교통 패스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괜히 일자별 신경쓰고 하기 싫어서 그냥 맘편하게 우리나라에서 후불교통카드 찍듯이 찍고 다녔다. 청구서를 봤는데 몇번을 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진짜 48시간 정도만 체류하였기 때문에 엄청 많은 금액이 청구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역에서 숙소까지 5분정도도 걸리지 않아, 28인치되는 큰 캐리어를 끌고도 별로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었다. 호스텔이었고, 남녀혼숙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하였지만, 내가 원하는 100%로는 되지 않았다. 이틀동안 묵으면서 에어컨이 없고, 샤워하긴 힘들었지만 그 외엔 괜찮았다. 다음에 만약에 또 런던을 온다면 위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1인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1인실로 묵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12시간 넘게 씻지도 못하고 무거운 짐과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숙소로 갔더니 땀에 다 젖어서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샤워하면 늘어질거 같아서, 간단히 짐만 풀고 바로 이동을 하였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런던 여행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주 연재에서 이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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