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미뤄두었던 책들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

유럽 여행기를 열심히 연재하고 있었으나, 막상 저번주도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글을 연재하였다. 연재일 전날인 월요일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내가 화요일까지 이전에 연재한 것을 마무리 짓고, 이어서 런던 여행기를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절대 불가능하다."


유럽여행을 갔다 오고 나서 너무 바빴다. 내가 여행을 가게 된 목적 중 하나가 '앞으로 더 바빠질 나를 위한 여행'이었는데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지금 당장 일을 열심히 한다고 돈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업무가 쏟아졌다'라고 할 정도로 너무 바빴다.


본격적으로 내가 실무적으로 참여해서 업무를 하는데, 모든 것에 대한 서류를 남기고 다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것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솔직히 어렵고 힘든 것은 상관없었지만,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이 쏟아지는 건 육체적으로 버거웠다. 살면서 버거움을 느낀 적이 흔치 않은데, 유럽 여행을 다녀온 최근 2-3주간의 나의 하루를 요약하면 '하루하루 버겁게 해내는 중'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해야 할 것도 많은데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이게 나의 문제점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덜 급한 것들을 조금씩 줄이기로 하였다. 운동도 그래서 4번 헬스장 가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스픽(Speak)도 가볍게 하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조금씩 여유를 가지고 이번 주 연재날인 오늘은 이제 좀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글을 연재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이전에 내가 연재를 했던 것 중에서 거의 연재 마무리 단계인 글을 쓰면서 약간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글을 연재하기로 하였다.


나의 유럽여행기를 기다렸을 독자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나의 글을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하지만 꾸역꾸역 완성도가 떨어지는 글을 몇 주간 써왔기 때문에 많은 죄책감도 들었고, 그렇다고 연재를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나에겐 최선의 선택으로 이전에 연재중이던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앞에 변명 아닌 변명이 길었지만, 본격적으로 이번 주에 연재할 내용에 대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내가 처음에 진짜 '무지성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구글 문서에 무지성으로 제목을 쓰고 나의 생각을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글을 쓰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책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을 하였다. 일이 상대적으로 바쁘지 않았을 때에는 진짜 많은 시간을 책 읽는 데에 사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일이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책 읽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출퇴근 시간이라도 유튜브 시청을 줄이고 책을 조금이라도 읽자는 다짐으로 '책읽기'에 대해서 써 놓은 나의 글을 마무리 지어서 연재하고자 한다.


책읽기, 흔히 다들 독서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편하게 책을 읽는다는 표현이 더 와닿는 것 같다. 책을 써 봐야지라고 결심을 한 후에 막상 글을 쓰려고 하는 과정에서 무엇부터 시작할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등 고민할 게 너무 많았다. 글을 써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있을 때는 무엇이든 순탄하게 진행될 줄 알았으나, 막상 글을 쓰려고 시작하니 모든 것이 막연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책들은 기본 적어도 100페이지 중후반 정도의 분량인데 반해, 나는 한두 문단 정도 쓰고 나면 동영상 버퍼링이 걸리듯, 대화하다가 할 말이 없어 말문이 막히듯 바쁘게 치던 자판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이런 상황을 겪을 때는 '하지 말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연치 않게 아는 형이 독서모임을 추천해줘서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책을 너무 안 읽기 때문이다. 나에게 책이란 소설보단 영어와 관련된 전공서, 학생들 가르칠 때 필요한 문제집 및 참고서가 익숙한 것 같다. 그외에 해 봤자, 나는 요즘 많이 나오는 자기계발서를 표지 제목만 보고, 또는 내가 좋아하는 분이 쓴 책이라는 이유로 샀다가 몇 페이지 넘기고 책장에 꽂혀있는 게 전부이다. 책을 모으는 것은 엄청 좋아하지만 막상 책을 사서 읽지 않고 먼지만 쌓이는 게 다반사인 것 같다.


2024년 초, 경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사촌형의 추천으로 토스증권에서 하는 소수점으로 미국 주식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조금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개인적으로 겁이 많아 수익률을 바라고 주식을 할 성격이 되지 못해, '배당주' 위주로 공부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몇 가지 책을 사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미국 경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늘어가는 투자금에 따라 배당도 높아지는 걸 수시로 엑셀로 정리해 놓으면서 나름 뿌듯해하면서 또 다른 목표까지 생길 수 있었다.


이렇게 주식을 책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e북도 사보았다. 확실히 무겁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고 휴대폰이든 태블릿으로 어디서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책 내용을 정리를 기본적으로 구글 문서에 하는 나로서, 교보e북앱과 구글 문서 화면을 2개 동시에 열어서 읽으면서 바로바로 정리할 수 있어 매우 편하였다.(이때만 해도 구글 문서로 책의 내용을 정리하였지만, 요즘은 노션을 통해서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요즘 같이 영상매체 노출이 많은 시기에, 영상이 아닌 텍스트를 글을 읽는다는 건 처음에는 눈도 아프고 지루하기도 해서 진전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읽다 보니 적응할 수 있었고, 초반에 준비했던 시간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많은 양의 책의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빠가 몇 가지 부탁했던 다른 영역들도 시도해 보려고 몇 가지 유명한 책을 사기 시작해 보았다. 물론 다 읽지는 않았고 책을 쓰는 시점에서도 그 책들은 진전없이 저장되어만 있었다. 읽으면서 약간 너무 학습한다는 느낌이 드니깐 약간 거부감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도 다행히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미리 사 놨던 ChatGPT와 관련된 책을 읽고 연구계획서를 쓰는 데에 많은 도움은 되었다.)


어쨌든 그렇게 텍스트와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e북의 단점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책을 넘기는 느낌과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있었다. 책을 언제 어디서든 폰만 있으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면을 계속 봐야 해서 피로도가 개인적으로 실물책을 읽는 것보다 빨리 느껴졌고,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없어서 내용이 많은 것은 읽으면 지루함이 빨리 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는 학습용으로 해야 할 거 같은 책들은 e북으로, 소장하거나 실물로 읽고 싶은 것들은 직접 교보문고에 가서 산다는 나름의 규칙을 만들게 되었다.(하지만 독서 모임을 하면서 내가 단편적으로만 알고 사용했던 것들을 조금씩 조언을 받으면서 점차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대학원을 지원하기 전까지만 해도 빠르면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었다. 물론 새로운 책을 읽은 것도 있지만, 사 놓고 읽지 않은 책들 또는 읽다가 말았던 책들이었다. 그리고 요즘은 업무적으로 너무 바빠서 책을 읽지 않았지만 e북으로 책을 한 권씩 추가로 사기는 하였고, 여전히 책 수집욕은 많아서 교보문고 앱에 들어가면 장바구니에 100권이 넘는 책들이 들어있다. 그 책들을 다 살지 말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책을 읽는 행위는 참 좋은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왜 이리 책읽기의 흥미를 뒤늦게 느끼게 되었을까?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는 공부는 안 해도 책을 읽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엄격하였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아이북랜드'라는 곳에서 매주 책이 몇 권씩 우리집으로 왔다. 처음에는 읽으려고 노력을 했으나, 내가 원하는 분야의 책들이 오는 것이 아닌 랜덤으로 책이 배달되는 시스템이었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오히려 책에 대한 반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나는 만화책(역사, 살아남기, 보물찾기, 내일의 실험왕)과 같은 상대적으로 교육적인 책들을 좋아했고, 그 책들을 열심히 읽어서 책을 놓지는 않았다. 거기에 있는 정보들이 나의 배경지식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나는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어릴 때 했던 그것이 내가 원했던 책들이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 또는 엄마의 강압이 덜했더라면 독서광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은 박명수의 어록인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진짜 늦었다.'라고 변형되어 많이 사용되고, 나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이 있듯이, 7월이 되어 이제 하반기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올해 목표인 책 10권을 이미 넘기면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을 쓰는 것도 수월해지고 퇴고를 하는 과정에서 글이 깔끔하게 정제된다는 것을 내가 몸소 느낄 수 있다. 지금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예전에 썼던 내용들을 수정하면서 물론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고작 나의 몇 달 전 글쓰기가 이렇게 형편없었다니"라고 혀를 차면서 글을 수정하고 있다.


오늘은 일정이 있어서 퇴근길이 되는 느낌이 아니겠지만, 얼마 전에 e북으로 샀던 내가 존경하는 유시민 작가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가볍게 읽으면서 저녁 먹으러 가야겠다고 다짐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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