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볼 순 없을까

by 정온



넌 누굴까

손짓하며 불렀는데

대답도 없이

슬쩍 고개만 돌리는 너


바람 소리에

움찔 놀라면서도

간절한 부름에는

무거운 침묵의 배를 띄우고


시간을 넘어

어제도, 그제도

너는 왜 거기서

굴레의 나를 보는가


텅 빈 공명처럼

나에게만 울리는

시간의 목소리

이제는 들어볼 순 없을까







국립서울현충원을 다녀온 뒤,

누군가의 너무 짧았던 인생과

그 자리에서 멈춰버린 시간을 바라보았습니다.


고통을 대신 짊어지고,

아름다운 삶을 우리에게 남기고 떠난 분들.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고자

독백 같은 시를 적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낡은 시곗바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