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by 정지원

말을 전하고 나면 확신이 생길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 내가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부분이 있긴 한데 그 말까지 하면 이건 대화가 아닌 그저 변명 호소문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 때론 해야만 하는 말이 있어도 끝끝내 삼키고 마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지금이 그 경우가 아닐까 싶어.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이곳저곳 떠벌리고 다니면서 정작 모순에 흔들릴 관계를 걱정하는 내가 돌이켜 보면 웃긴다. 불안하다면서, 믿으라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포인트가 그곳이 아닐 텐데 말이지.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나에게서 보일수록 나도 평범한 사람이었구나 싶어.

몇 번이고 생각을 해봐도 이게 맞는 방향인지 스스로 의문이 들 때가 많아졌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끝을 예상하고 만남을 이어가는 관계에 호전은 바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야. 그래도 같이 있다 보면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바라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한 단계 성장하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

결국에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나는 너를 이용하는 것 같고 그게 맞는 듯해.

그래도 이 관계를 끝내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같이 있는 게 좋은 건 맞으니까 조금은 나도 너에게 진심으로 대했으니까 후회는 남지 않겠지? 그게 아니면 심란한 마음으로 쓰이는 이 글이 다른 의미에 미련일지도 모르겠다.

달리 말하면 모두가 좋게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에 일부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