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으며

by 정지원

사랑을 떠올리면, 언제부터인가 가슴 한편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할 수 있는 말을 하지 못해서도, 보고 싶은 너를 보지 못해서도 아닌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기억들이 나를 스쳐 지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 싫었을지도 모른다.


사랑 같은 것들의 얘기를 풀지 않으려 했던 이유도, 나 또한 그렇게 사랑다운 사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작은 나의 방어기제와 같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문구를 필사하는 것과 즐겨 듣는 노래를 반복재생하는 것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풀리지 않는 기분을 어찌하면 되돌릴 수 있을까?


근래에는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글이 나의 독백과도 같이 흘러가는 이유도, 혼자서 생각하는 것과 읽으면서 내려가는 것은 무언갈 이해하는 데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아무리 나다운 대로 살아가고 싶다고 한들 나를 내버려 두지 않는 사소한 것들이 나를 끊임없이 옭매여 온다. 그렇게 나의 20대는 저물어 가는 듯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낭만으로 치부하며 바라보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이 없는 듯 보여 어느샌가 쫓기는 입장이 된듯한 나에게 불쑥 찾아오지 않았으면 했던, 들어오지 말았으면 했던 네가 내게 다가왔다.


그런 게 우리의 첫사랑의 기억이 아닐까?


오늘 밤, 작은 물음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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