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을 먹어야 살이 빠진다

에너지대사

by 최희재

다이어트를 잘하기 위한 조건. 그것은 우리 몸의 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이 지방을 잘 태우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몸에서 지방을 잘 쓰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다이어트를 한다면 되풀이되는 실패로 이어진다. 우리는 먹은 음식을 우리의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과정을 거치는데 그것을 '에너지대사'라고 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모두 우리의 몸에서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건강하게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영양은 탄수화물이다. 우리의 몸은 이 탄수화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때 '대사저하'가 생긴다. 지방이 장작이라면 탄수화물은 산소와 같다. 적절한 산소의 공급이 불을 크게 지피듯, 적절한 탄수화물의 공급은 지방을 더 잘 태우도록 만들어준다.

대사는 크게 3가지 경로로 이루어져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1. ATC-TP 시스템(무산소, 순간적인 에너지)
2. 해당과정(무산소, 빠른 에너지 공급)
3. TCA 회로 + 전자전달계(유산소, 지속적인 에너지)

몸은 항상 이 3가지의 시스템이 '동시'에 돌아간다.
다이어트할 때 제일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건 3번의 TCA회로와 전자전달계 시스템이다.

오직 이 3번의 과정에서만 우리의 몸은 지방을 연소시킨다.
그리고 이 3번이 잘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은 '탄수화물'의 공급이다.
그리고 이 탄수화물이 잘 사용되도록 해주는 호르몬은 '인슐린'이다.

생리학적으로 탄수화물의 공급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3번 시스템에서 지방의 사용률은 약 1.5배에서 2배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적절한 탄수화물의 공급이 지방의 연소에 중요하다. 탄수화물은 우리의 몸에서 즉각적으로 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매일 적절한 양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공급이란 측면에서 우리는 어떤 형태의 탄수화물을 언제,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 고려해봐야 한다. 즉, '인슐린'이 잘 사용되게끔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혈당이 높아졌을 때 혈당을 낮추어주고 근육과 간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아예 분비가 안되면 1형 당뇨병, 인슐린이 분비는 정상이지만 제 역할을 못하면 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을 못할 때 '인슐린저항성'이 높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갑상선저하증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을 때도 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인슐린저항성은 높아진다. 이러한 인슐린저항성은 탄수화물의 소화속도를 늦추는 식사습관, 질 높은 탄수화물, 적절하게 균형 잡힌 탄단지 식사, 저강도의 장시간 유산소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다.

회원들에게 다이어트에 대해 알려줄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탄수화물을 안 먹어야 감량이 된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SNS나 대중매체에서 탄수화물을 다이어트의 적이라 한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키토제닉에 대한 한계는 생각하지 않고 장려한다. 체질을 바꾼다는 스위치 다이어트는 몸의 복잡한 생리 시스템을 무시한 접근이다. 너무 잘못된 상식과 방법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쉽고 빠르게 몸의 건강을 개선하며 감량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탄수화물의 공급을 줄여서 감량을 하는 키토제닉은 분명 단기간으로 보았을 때 이득이 있다.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사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접근하며 감량의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중장기간으로 보면 근육과 간에 공급되어야 할 글리코겐이 점점 줄어들면서 무기력감으로 이어진다. 글리코겐이 줄어들면 몸의 수분도 같이 빠져나간다. 체중의 감소는 빠를 수 있지만 정작 체지방이 많이 감소되진 않는다. 오히려 탄수화물의 공급이 없기에 체지방 감소속도는 점점 더 느려지며 대사가 저하된다. 또한 탄수화물이 없이 3번 시스템이 돌아갈 때는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 대신 사용하기 위한 '케톤체'를 생성하는데 몸이 선호하지 않는 비효율적 연료이다. 그리고 장기간의 키토제닉은 오히려 인슐린저항성을 높이며 우리의 몸이 탄수화물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몸으로 만든다는 연구 논문은 금방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몸이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제일 잘 사용하게끔 설계되어 있는데 왜 이를 거부하려 하는가. 탄수화물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몸이 망가졌다는 뜻이며 이를 다시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굳이 비효율적인 영양을 먹으며 평생 탄수화물과 작별하며 살 수 없다. 진정한 건강이란,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몸을 보살피며 끊임없이, 우리가 흙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자신의 몸과 '대화'하며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다음 챕터에서는 조금 더 탄수화물에 대해 깊게 알아보고 어떻게 건강하게 섭취해야 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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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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