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집으로 발령 나다

4. 아빠가 변화한다! 어떻게?

by 풍경소리
​​‘아내와의 역할분담 그리고 대화 그리고 협력‘

결혼 후 가사 분담에 대해 따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각자 잘하는 일을 맡아왔다. 나는 요리와 청소를 좋아해 그쪽을 주로 담당했고, 아내는 더 세세한 부분을 챙겼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이 기조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육아를 시작했다.


흔히 "네가 일을 안 하니까 아이를 더 봐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아이와의 감정 공유나 훈육은 부부가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

예전에 본 한 방송에서 "아기 만들 때 좋았지?"라는 농담이 나왔는데, 당시엔 웃고 넘겼지만 지금은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부부 사이의 역할이 아이가 생긴 후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의 경우, 나는 주로 아이의 일반식 반찬과 가족 식사를 담당하고, 아내는 이유식을 만든다. 청소와 빨래는 각자 챙기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바로 ‘기획 노동’이다. 아내는 기저귀나 분유를 언제 주문해야 할지, 어린이집 준비물은 무엇인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긴다.

이렇게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휴직 후 알게 된 아래층 아빠 지금은 사회친구가 되었는데, 그 친구가 "둘이 같이 있으면 안 싸워?"라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정리해 보면, 육아휴직 후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육아에 대한 가치관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초반에는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아내가 나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나도 모르는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수긍한 경우도 있었지만, 내 의견이 다르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육아에 집중하다 보니 대화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를 재운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대화가 부족했던 날에는 아이를 제외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려 했고, 의견이 대립된 날에는 왜 그런 갈등이 생겼는지 차분히 되짚어보았다.

시간이 지나 당시의 문제를 다시 이야기해 보면, 감정이 앞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결국 사소한 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아내도 내 나름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기보다,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는 것이 부부라는 걸 육아를 통해 배우게 되었다.


오은영 박사님이 방송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결혼 생활은 쪽팔림의 연속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부부는 서로의 부끄러움도 함께 감당하는 존재이며, 치부까지도 이해하고 믿어주는 관계라는 뜻이다. 결국, 부부는 서로의 창피함을 감싸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반려(伴侶)’라는 한자를 풀이해 보면 ‘짝 반(伴)’과 ‘짝 려(侶)’가 합쳐진 말이다. 즉, 좋든 싫든 결국 내 짝이라는 뜻인 것 같다.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면, 역할 분담을 넘어 육아에서도 협력과 이해가 깊어진다. 그렇게 하면 힘든 육아도 함께 견디는 ‘평생 전우’가 될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