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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 천문학자!

정말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 없다.

by 펄서까투리 Mar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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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을 가지게 된 과정

 우선 나는 어릴 적부터 하나 다행이었던 점은 부모님께서 매우 열려있던 분들이셔서, 내가 원하는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장려하셨던 것 같다. 물론 어릴 때는 모두가 그렇듯 나도 유치원, 초등학생일 때는 경찰, 야구선수, 과학자, 건축가 등등 다양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아마 기억도 못하는 더 어린 시절에는 공룡, 배트맨, 마법사 같은 비현실적인 꿈을 꾼 시절도 있었을 것이고...ㅎㅎ). 다만 그 과정에서도 어떤 꿈이던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꿈을 부모님께서 만류하셨던 적은 없는 것 같다. 혹은 반대로 흔히 말하는 '사'자 직업(의사, 변호사 등등)을 가지라고 은근히 종용하신 적도 없었다. 오히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면 그 직업 관련으로 관심을 가지도록 책이나 장난감 등을 사주신 기억은 난다. 경찰이 되고 싶다고 하니 관련 책들이랑 경찰봉(?) 같은 것을 사주기도 하셨고,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박찬호 사인볼을 사주시거나 부모님과 야구(정확히는 캐치볼)를 즐겨본 기억도 있다.


 다만...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어느 꿈을 꾸던 책 중심으로 많이 사주신 것을 보면, 사실 은연중에 학자 쪽으로 유도를 하셨나? 하는 생각은 든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형 중에서 카이스트에서 재학 중인 형도 있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머니께서 나도 그 형처럼 크길 바라셨던 것 같긴 하다(실제로 그 형은 카이스트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마치고 미국 포닥 이후 국내의 대학교 교수로 부임). 부모님께서 의도를 하신 것이든, 그와 관계없이 실제 내 개인 성향과 맞았든지 간에 결론은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어서는 이미 과학자나 혹은 역사학자를 꿈꾸게 되었던 것 같다.


굳이 천문학자를 선택한 이유?

 그럼 그중에서도 굳이 천문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사실 큰 이유는 없었다. 시각적으로 우주의 사진들이 아름답기도 하였고,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우주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하버드, 예일대 등의 교수님들이 너무 멋있었다. 오히려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같은 우주 SF영화들에 엄청난 팬이고 그런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 나이에 벌써 중2병이 들었는지, 나는 진지한 천문학자를 꿈꾸기에 그런 '픽션'에는 관심 가지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긴 하다(ㅎㅎ). 그래서 정확한 시기는 아니지만 초등학교 5학년쯤에 이미 천문학자를 꿈꾸고서 그때부터 석사까지 거의 20년 동안 한 길만 바라봤던 것 같다.


 다만 천문학자를 선택하기 직전에 함께 고민하던 꿈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역사학자였다. 정말 돈 안 되는 직업들만 꿈꿨던 것 같은데... 다행인 건(?) 앞서 언급했듯이 부모님께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 다 괜찮다고 하셨다. 물론.. 가끔은 어릴 때 내가 예체능 진로(이른바 비용이 많이 드는)를 진지하게 꿈꿨으면 어떻게 반응하셨을까? 궁금하긴 하다. 어쨌든 둘 중에서 고민을 할 때, '한문이 더 싫은가? 수학이 더 싫은가?'로 고민했고, 결론은 수학이 차라리 낫다고 결정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사실 나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별의 역사냐 인간의 역사냐'의 차이지만 무언가의 성장, 진화, 결말 같은 스토리를 좋아했던 거 같다. 나는 천문학에서 우주의 역사가 재미있었던 것이고, 그 속에 담긴 수학적, 물리적 이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흥미가 덜했기에, 결국 이러한 점이 천문학자를 그만둔 계기 중에 하나가 된다.


 다시 돌아와서 결국 천문학자를 선택한 이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저 별들이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을 뿐이고 딱히 연봉, 사회적 지위 이런 것은 관심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이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과 고민은 뒤 연재에서 따로 다룰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무엇을 잘할까? 왜 잘할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등의 생각하면서 나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그대로이다.


 "정말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 없다."


다만 이러한 관점은 지금은 일이 아니라 여전히 사랑에는 적용하려고 한다. 물론 나도 현실적으로는 누군가를 만날 때 이것저것 평가하려 하고 많은 생각도 들지만(당연히 연애가 처음도 아니고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있으니...), 가능하면 그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만큼은 이유가 필요 없이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싶긴 하다. 혹은 취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할 때는 깊은 고민보다는 그냥 내가 좋으면 즐겨보려고 한다.


2025년 3월 17일, '루아르 합정' 카페에서. (서울 마포구 성지길 22 1층 루아르)2025년 3월 17일, '루아르 합정' 카페에서. (서울 마포구 성지길 22 1층 루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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