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절대 기록 없이 못 살아
벽에 기대어 울고 바람에 기대어 울고
노래에 기대어 울고
천장을 향해 손을 뻗고
그렇게 울고
그렇게 내일을 마주하고.
어지럽고 갑갑한 머리와 마음을 정리하는 건
뭐라도 끄적이는 거, 기록인 걸 알기에
볼펜과 노트를 침대에 가져와 스쳐 지나가는
모든 생각들을 있는 힘껏 다 쏟아붓는다.
온점을 찍으니 머리의 한 부분이 개운해진 기분이다.
난 절대 기록 없이 못 살아
문득 앞장을 보며 그동안의 써왔던 기록을 펼치면,
항상 내용에는 똑같은 맥락이 담겨있다.
더 잘 살아보고 싶은 나
더 나아지고 싶은 나
우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벅뚜벅 넓은 세상을 향해 늘 가고 싶어 하는 나
조금 더 걸어가 보고 싶은 나
숨을 쉬고자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가 맑아서,
창문 너머 건물에 비치는 주황색 햇빛이
너무 따뜻해 보여서, 아름다워서
살고 싶어지거나
그냥 그렇게 단순하게 갑자기
살고 싶어질 때가 있어
참 어렵고도 신기하고 짜증 나는데
또 신비해 이 세상이
나의 소원은 단 하나
커다란 나무 밑에서 바람을 맞으며
있는 힘껏 달리고 싶어